탈옥극이 감방극으로…‘피고인’의 변신은 무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2일 06시 57분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은 교도소 내부 이야기에 대한 시청자의 뜨거운 반응에 화답하기 위해 이야기의 기본 구조를 변경했다. 사진제공|SBS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은 교도소 내부 이야기에 대한 시청자의 뜨거운 반응에 화답하기 위해 이야기의 기본 구조를 변경했다. 사진제공|SBS
■ 드라마 내용 수정이 미칠 영향은?

사형수 된 검사의 탈출기가 애초 기획
교도소 탈출 요원…인물들 갈등 부각
기억상실증까지…‘고구마’ 전개 지적

‘신의 한수’일까, 아니면 ‘악수’일까.

시청률 20%를 넘기며 인기 고공행진 중인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은 당초 설정한 기획 의도와 다르게 내용이 전개되고 있다. 드라마의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내용을 조금 바꾸는 경우는 더러 있어도 드라마의 뼈대를 바꾸기 일은 흔치 않다.

당초 ‘피고인’은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강력계 검사의 탈출기로 ‘탈옥 드라마’를 표방했다. 이런 이유로 방송 전에는 교도소를 탈출하는 내용을 그린 영화 ‘쇼생크 탈출’의 드라마 버전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같은 기획 의도대로라면 검사 역을 맡은 지성이 살인 혐의의 누명을 벗기 위해 방송 초반 교도소에서 탈출했어야 했지만, 20일 9회 방송에서는 탈출은커녕 오히려 지성에게 살인 누명을 씌운 엄기준을 교도소에 들여보내 그 안에서 인물들 간의 갈증 구조 등을 부각 시키고 있다.

바뀐 드라마의 큰 줄거리는, ‘감옥 탈출기’를 그리더라도 탈옥 자체가 중점사항이 되지 않는다. 사형수가 된 검사가 4개월 동안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고, 앞으로 남은 내용도 복수하는 과정을 부각시킬 예정이다. 이를 위해 당초 16회에서 2회 연장해 18회로 종영하기로 했다.

드라마 한 관계자는 21일 “교도소가 제한이 많은 공간이라는 점에서 극한의 상황을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했고, 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뜨겁다”며 “조만간 교도소를 탈출하는 과정이 공개되겠지만, 그 전까지 교도소 내부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 펼쳐질 내용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속 시원하게 전개되는 ‘사이다’와 같은 매력은 전혀 없고 지성이 기억상실증에 걸린 탓에 더딘 내용 전개와 진실을 밝혀줄 인물들이 잇따라 사고로 죽자, 답답한 ’고구마’ 같은 드라마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최근까지 줄곧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다 20일 방송에서 0.8%포인트 하락해 제작진의 의도가 앞으로 어떤 결과를 몰고 올지 시선이 모아진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