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도 잘해요’ 현대캐피탈 톤의 변신은 무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4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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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2016-2017 NH농협 V리그’ 천안 현대캐피탈과 구미 KB손해보험의 경기가 열렸다. 현대캐피탈 톤이 KB손해보험 블로커를 피해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천안|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2016-2017 NH농협 V리그’ 천안 현대캐피탈과 구미 KB손해보험의 경기가 열렸다. 현대캐피탈 톤이 KB손해보험 블로커를 피해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천안|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톤의 리시브 정확도가 55~57%까지 가면 팀이 더 안정되겠지만, 의외로 공격과 블로킹을 잘해주고 있다. 전체적인 흐름은 만족한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6~2017 V리그’ KB손해보험과 경기에 앞서 외국인선수 톤 밴 랭크벨트를 두고 이 같이 말했다. 최 감독이 애초 톤에게 기대했던 건 수비력이었다. 최 감독은 “톤이 공격은 다소 부족하지만, 수비로는 리그에서 탑3에 꼽을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안정된 리시브를 바탕으로 공격을 원활하게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컸다. 문성민의 공격점유율을 높이는 계획도 여기서 나왔다.

그러나 지금은 톤의 활용법이 애초 계획과 조금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4일까지 리시브 정확도가 41.93%에 불과했지만, 경기당 15.31득점, 공격성공률 53.3%를 기록하며 문성민의 조력자 역할에도 충실했다. 최 감독은 “톤의 리시브가 생각보다 불안하지만, 의외로 공격을 잘한다. 블로킹과 서브도 생각보다 괜찮다. 특히 2라운드 들어 안정을 찾은 부분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톤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자신감을 찾았고, 빠른 토스에도 적응해나갔다. 그렇게 ‘수비형 외국인선수’라는 이미지를 지우기 시작했다.

이날 KB손해보험전에서 톤은 정통 라이트 공격수급 활약을 선보이며 천안 홈팬들을 열광케 했다. 26득점(8블로킹), 공격성공률 60%를 기록하며 팀의 세트스코어 3-1(22-25 25-23 25-21 21-15) 역전승을 이끌었다. 현대캐피탈은 9승4패(승점 25)를 기록하며 선두 대한항공(승점 25)에 세트득실률에서 뒤진 2위로 올라섰다.

이날 톤의 리시브성공률은 26.32%로 좋지 않았지만, 공격에서 자기 몫 이상을 해냈다. 2m의 큰 키를 활용해 블로킹 타이밍을 잡는 능력이 일품이었고, 노재욱의 빠른 토스를 어김없이 득점으로 연결했다. 61.5%의 퀵오픈 성공률은 톤이 빠른 토스에 대처하는 능력이 향상됐다는 증거다. 시즌 초반에는 리시브가 흔들리면 공격까지 무너지는 패턴을 반복했지만, 이 같은 불안요소를 지운 것 자체로도 의미가 컸다. 최 감독은 “톤이 오늘처럼만 공격을 해주면 바랄 것이 없다”면서도 “우리가 톤에게 원하는 것은 수비다. 리시브 정확도를 5% 정도만 올려주면 팀이 더욱 안정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톤은 “오늘 따낸 승점 3점은 특별하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몸 상태가 좋아지고 있는데, 오늘은 자신 있게 블로킹에 가담한 것이 통했다. 처음에는 ‘업템포’라 불리는 현대캐피탈 특유의 빠른 배구에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팀에 녹아들었다. 다른 팀과 상대하면서 도움을 받는 부분도 있다. 오늘의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천안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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