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 때문에 여행 엄두도 못냈는데…” 결혼 12년만의 신혼여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0일 16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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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에 한 번은 투석을 받아야 해 여행은 엄두도 못 냈는데, 결혼 12년 만에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을 갑니다.”

김성옥 씨(50)는 결혼 후 한번도 집을 멀리 떠나 본 일이 없다. 김 씨는 15년 째, 남편은 28년째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다. 어려운 형편에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 채 부부는 집과 병원을 오가며 힘겨운 투병생활을 함께 해왔다.

19일 김 씨는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제주 이호테우해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한화생명이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와 함께 만성신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우리가족 힐링캠프’를 통해서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이번 힐링캠프는 만성신부전 환자 부부 8쌍의 리마인드웨딩과 신혼여행으로 진행됐다.

김 씨 부부 등 8쌍의 부부는 제주도 천지연 폭포, 성산 일출봉 등을 둘러보며 신혼여행을 즐겼다. 꾸준히 투석을 받아야 하는 만큼, 만성신부전 환자 종합휴양시설인 ‘제주 라파의 집’에 머물면서 이틀에 한 번씩 투석도 받고 있다.

한화생명이 2012년부터 열어 온 ‘우리가족 힐링캠프’에는 28차례에 걸쳐 307명의 만성신부전 환자와 가족들이 참여했다. 서지훈 한화생명 상무는 “긴 투병생활에 지친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소중한 추억과 희망을 선물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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