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투어 처음엔 태국선수 한명도 없었는데…아시아 맹주 꿈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6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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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사바콤 수카판(왼쪽)과 뽀나농 파뜰룸. 촌부리=김종석 기자
붓사바콤 수카판(왼쪽)과 뽀나농 파뜰룸. 촌부리=김종석 기자
26일 태국 촌부리의 시암CC에서 개막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는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대회가 처음 열린 2006년만 해도 미국LPGA투어에서 뛰는 태국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올해는 신인왕 포인트 레이스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아리야 쭈나누깐를 비롯해 6명이 출전권을 갖고 있다. 이번 대회 70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태국 선수는 초청선수 5명을 포함해 7명이었다.

이날 1라운드에서 자매골퍼로 유명한 아리야 주나누깐은 4언더파 68타로 선두권에 이름을 올려 태국 선수로는 사상 첫 LPGA 챔피언을 향한 희망을 밝혔다. 아리야의 언니 모리야는 2언더파 70타를 기록했다.

태국 여자 골프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아시아 맹주인 한국을 서서히 위협하고 있다. 이날 골프장에는 평일 오전인데도 수 천 명의 갤러리가 몰려 높은 관심을 보였다. 1일 입장요금이 300바트(약 1만 원). 태국에서 국수 한 그릇 가격의 10배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비싼 편인데도 골프 열기는 뜨거웠다.

태국 여자 골프는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는 3회 연속 금메달을 노리던 안방 팀 한국을 제치고 단체전 금메달을 땄다. 당시 주역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마추어 붓사바콤 수카판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4개 정도였던 태국 여자대회가 올해만 해도 24개 열린다. 저변이 확대되다보니 골프에 입문하는 주니어 선수들도 해마다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골프공 제조업체 볼빅의 후원을 받고 있는 뽀나농 파뜰룸은 ‘태국의 박세리’로 주목받으며 5개가 넘는 태국 기업과 스폰서 계약을 했다. 여자 프로골퍼로 부와 명예를 거머쥐는 롤 모델이 늘어나면서 골프 인구의 확대로 연결되고 있다.

문경안 볼빅 회장은 “태국의 골프 산업 규모는 역간 3억 달러(약 3000억 원)에 이른다. 사시사철 골프를 칠 수 있는 기후 조건, 활성화된 골프 관광과 용품 제조업을 기반으로 경기력까지 향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300개 가까운 골프장이 산재해 있는 태국을 찾는 해외 골프 관광객 수는 연간 6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진형 미국LPGA투어 아시아 지사장은 “태국은 최근 떠오르는 골프 강국이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고 했다.

촌부리=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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