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였다 풀린 넥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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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 첫판 6-3 승리
LG 선발 우규민에 끌려다니다 6회 타구 맞고 마운드 내려간뒤
대타 윤석민 역전 3점포 폭발

홈런왕도 “축하해” 넥센 윤석민(가운데)이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3으로 뒤진 6회말 1사 2, 3루에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홈런왕도 “축하해” 넥센 윤석민(가운데)이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3으로 뒤진 6회말 1사 2, 3루에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염경엽 넥센 감독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 모든 것을 걸었다. 2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염 감독은 “1차전이 잘 풀리면 남은 포스트시즌에서 우리의 야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1차전에서 꼬이면 힘들게 갈 것 같다”고 했다.

경기 초반은 생각 같지 않았다. 2회말 선취점을 냈지만 계속된 1사 만루 찬스에서 추가점을 내지 못한 게 아쉬웠다. 찬스 뒤엔 위기였다. 3회초에서 1-2로 역전을 허용했고, 4회에는 스나이더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해 1-3으로 스코어가 벌어졌다.

5회초에도 1사 1, 3루의 위기를 맞았다. 선발 투수 소사는 최고 시속 158km의 강속구를 던졌지만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더이상 점수를 내주면 따라잡기가 힘들어지는 상황. 염 감독은 여기서 조상우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현희-손승락과 함께 넥센의 필승조인 조상우는 팀 내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자랑한다. 질 때가 아니라 이기고 있을 때 나가는 투수다. 하지만 1차전에 ‘다걸기(올인)’한 염 감독은 주저 없이 조상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결과는 대성공. 조상우는 LG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이병규(등번호 7번)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유도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넥센의 구세주는 또 하나 있었다. 올 시즌 후반기부터 도입된 ‘심판 합의판정’ 제도다. 1-3으로 뒤진 6회말 선두 타자 강정호는 LG 선발 우규민의 오른발을 맞히는 강습타구를 쳤다. 굴절된 타구를 포수 최경철이 1루에 뿌렸고, 박기택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넥센 벤치는 즉시 합의판정을 요청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 강정호의 발이 빨랐던 게 확인됐고 판정은 세이프로 번복됐다. 포스트시즌 사상 비디오 판독으로 판정이 바뀐 첫 사례다.

만약 합의판정 제도가 없었다면 넥센은 공격의 활로를 찾기 힘들었을 것이다. 넥센은 바뀐 투수 정찬헌을 상대로 김민성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고 이성열이 적시타를 때려내며 한 점을 추격했다. 이성열의 안타 때 홈을 밟은 2루 주자 강정호에 대해 LG 벤치도 합의판정을 요청했으나 이번에는 판정이 바뀌지 않았다.

계속된 1사 2, 3루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윤석민은 볼카운트 2볼 노 스트라이크에서 정찬헌의 높은 공을 밀어 쳐 경기를 뒤집는 우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승부의 물줄기를 뒤바꾼 윤석민은 1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넥센은 8회말 공격에서 한 점을 더 추가해 6-3으로 승리하며 그토록 원했던 첫 승을 따냈다.

조상우는 7회까지 2와 3분의 2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 투수가 됐다. 넥센은 8회부터 손승락을, 9회 2사 후엔 한현희를 차례로 등판시키며 승리를 지켰다.

이헌재 uni@donga.com·주애진 기자   
#넥센#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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