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 않으면 클린” 여왕의 여유 17년 피겨인생 굿 피날레 각오 “심판들에게 눈도장”후배들 응원
‘피겨 여왕’ 김연아(24·올댓스포츠)가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서 현역 마지막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목표는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연기다. 최고의 피날레를 위해 휴일도 반납하고 쉼 없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뿐 아니다. 앞으로 한국피겨스케이팅을 이끌 박소연(17·신목고), 김해진(17·과천고)에게 ‘올림픽 출전권’이라는 커다란 선물도 안겼다. ‘박수칠 때 떠나는’ 그녀의 소치 키워드는 ▲클린 ▲은퇴 ▲대물림의 3가지다.
● 클린
김연아는 2010밴쿠버올림픽에 이어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 소냐 헤니(노르웨이), 카타리나 비트(동독) 이후 역대 3번째로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2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2연패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며 “그 대신 클린 연기는 어떤 대회든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소치도 마찬가지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녀는 스케이트화를 신었던 일곱 살 때부터 오로지 ‘프로그램 클린’을 목표로 삼아왔다. 김연아는 “2013∼2014시즌 프로그램 중 프리스케이팅의 템포가 빠르고, 동작 하나하나에 힘이 들어가 체력적으로 힘들다”면서도 “그래도 연습 때 클린(연기)을 하고 있고, 그동안 출전한 2개의 대회에서 나온 실수도 방심만 하지 않으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집중력을 갖고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데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 은퇴
김연아에게 소치올림픽은 은퇴무대다. 그녀는 “진짜, 진짜 마지막 무대”인 소치를 누구보다 기다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일곱 살이던 1996년부터 김연아는 피겨선수로만 살았다. 최정상에 서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견디고, 긴장감을 이겨내고, 부상을 극복해야 했다. 물론 재능도 출중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3년간 5개의 트리플 점프를 모두 소화했고, 중학교 2학년부터는 각종 국제주니어대회를 독식했다. 2006주니어세계피겨선수권에서 당시 높은 벽이었던 아사다 마오(일본)를 꺾고 본격적으로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시니어무대에 데뷔한 뒤의 행보도 거침이 없었다. 매 시즌 성장을 거듭하더니 2008∼2009시즌부터 전성기를 열었다. 밴쿠버올림픽 금메달로 화려한 꽃을 피웠지만, 소치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17년의 피겨인생에 마침표를 찍는다.
● 대물림
한국피겨는 김연아를 이을 후계자를 키우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연아의 성공으로 ‘키즈’들이 늘어났지만, 아직까지 여왕의 뒤를 이을 인재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그래도 누군가는 바통을 이어야 한다. 현재로선 박소연과 김해진이 유력하다. 김연아는 이들의 미래를 위해 ‘올림픽 출전권’(2013세계피겨선수권대회 1위로 소치올림픽 출전권 3장 획득)이라는 큰 선물을 안겼다. 김연아는 “소치올림픽에 출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들(김해진·박소연)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내가 은퇴해도 이 친구들이 앞으로 시니어무대에서 뛰어야 하기 때문에 국제심판들한테 좋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 이 기회를 잘 살리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