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무비]「인 앤드 아웃」,동성연애 낭만적코미디로 엮어

  • 입력 1997년 11월 4일 07시 36분


예술은 그 시대의 사회문화적 금기를 넘는 곳에 있다. 완전히 경계를 넘어버리면 범법, 반발짝쯤 앞서 나가면 전위적인 것이 된다. 최근 몇년새 우리에게 가장 「당당히」 모습을 드러낸 금기, 동성애의 문제는 해외 예술가들이 다채롭게 다뤄온 소재다. 케빈 클라인 주연의 미국영화 「인 앤드 아웃(In & Out)」은 동성애를 소재로 했으면서도 심각하거나 스산한 분위기가 아니다. 낭만적이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코미디 드라마란 점이 특이하다. 뉴욕 근교의 작은 마을, 영어 연극을 가르치는 인기 만점의 하워드선생(케빈 클라인)이 어느날 느닷없이 밑도 끝도 없는 오해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그가 동성애자라는 것. 하지만 그에게는 곧 결혼할 약혼녀가 있으며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를 너무도 좋아한다. 그러면 해명이 된 게 아닌가. 그러나 슈퍼스타가 된 제자 하나가 그를 벼랑끝으로 밀어낸다. 아카데미상 수상식장에서 이렇게 말해버린 것. 『존경하는 하워드 선생님이 동성애자인지 알고 싶어요』 곧 전투적인 기자들이 그의 뒤를 따르기 시작하면서 하워드는 죽고만 싶은 상황에 빠지게 된다. 아카데미 조연상, 두번의 토니상 등을 거머쥐었던 케빈 클라인은 줄리아드스쿨에서 연기 기초를 닦은 브로드웨이의 핵심 배우 중 하나다. 그의 연기폭은 넓고도 깊어 영화 「남성적인지 알아보기」에선 쉴새 없이 마이클 잭슨의 회전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진지하면서도 자상한 캐릭터를 보여온 그가 이번 영화에선 우스꽝스러우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교사역을 능란하게 해냈다. 파라마운트사와 프랭크 오즈감독은 이 영화가 동성애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전해줄지 『개봉되기 전까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동성애를 다룬 「부에노스아이레스」나 「하류」처럼 이 영화에 대해서도 상영금지조치를 취할 나라는 없을 것 같다. 동성애라는 금기를 그야말로 「들락날락(In & Out)」하고 있으니까. 사족 한가지. 케빈 클라인은 동성애와는 전혀 상관없는 배우다. 여배우 피비 캐이츠와의 결혼생활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http://www.inandout.com/ 〈권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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