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11월 15일 16시 3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당뇨병은 또 성인 실명(失明)의 가장 큰 원인이며 매년 새로 혈액투석을 받는 콩팥기능저하증 환자 4400여명 중 최소50% 이상이 당뇨병 때문이다. 뇌중풍으로 입원하는 환자의 20∼30%, 심장혈관 수술을 받는 환자의 30∼40%도 당뇨병 환자다.
환자의 몸을 서서히 마디마디 갉아먹는 병, 당뇨병.
진단과 치료에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이면 여지 없이 온갖 합병증으로 심신을 황폐화시킨다. 그래서 무서운 병이다.
국내에는 당뇨병의 사망자 통계에 만성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자가 포함되지 않지만 이를 합칠 경우 당뇨병이 단연 사망률 1위라는데 의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따라서 ‘국민병’인 당뇨병을 잡으면 국민 건강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것이다.
11월 셋째주 ‘제10회 당뇨주간’을 맞아 대한당뇨병학회와 동아일보사는 당뇨병을 예방하고 합병증으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
‘당뇨병 특집’을 준비했다.
당뇨병의 합병증은 크게 2가지로 구분된다. 급성 합병증은 갑자기 혼수상태가 돼 생명을 위협하는 것으로 △케톤체라는 산성 물질이 다량으로 몸 안에 축척돼 숨쉴 때 향긋한 냄새가 나는 ‘케톤산증’ △고혈당 상태가 몇 일 동안 지속돼 생기는 ‘고혈당 혼수’ △혈당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저혈당증’ 등이 있다. 모두 조기 및 응급 대처 시기를 놓치면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
만성 합병증은 서서히 인체의 크고 작은 혈관과 신경을 손상시켜 일상 생활에 장애를 주고 결국 생명을 위협하는 것을 말한다.
▼급성 합병증▼
▽케톤산증〓치료 중인 환자가 인슐린 투여를 임의로 중단하거나 잊고 지나갔을 때, 심한 스트레스나 세균에 감염됐을 때에도 흔히 발생한다. 심한 탈수로 갈증을 느끼며 구역질 설사 복통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고혈당 혼수〓고령 환자나 뇌졸중 환자 등에서 주로 발생하며 고혈당→탈수→혼수로 이어진다. 갈증, 다뇨, 체중 감소, 시력장애 등이 온다.
▽저혈당증〓인슐린이나 경구 혈당 강하제를 지나치게 많이 투여하거나 식사를 제대로 못한 경우, 운동을 갑자기 많이 한 때 발생한다. 처음엔 배가 고프고 온몸이 떨리고 기운이 없으며 식은땀이 나고 심장이 뛰고 불안하거나 입술주위나 손끝이 저린다. 이때에는 콜라, 우유, 오렌지 주스를 1∼2컵, 사탕 3∼4개 등을 빨리 먹여 혈당을 높여주고 환자가 의식이 없으면 주위에서 병원 응급실로 빨리 후송시켜 포도당 정맥주사를 맞도록 한다.
▼만성 합병증▼
▽당뇨 망막증〓망막의 모세혈관이 망가지면서 망막도 같이 고장을 일으키는 합병증이다. 당뇨병 발생 15∼20년 뒤 거의 모든 환자에게서 생기며 초기에 레이저 시술이나 수술을 받으면 실명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없어 치료시기를 놓치는 수가 있으므로 당뇨병으로 진단받은지 5년이 지난 제1형 당뇨병 환자나 처음 진단된 제2형 당뇨병 환자는 매년 1번 이상은 눈 검진을 받아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백내장 녹내장 등도 잘 생기므로 눈 검진은 필수다.
▽순환기 장애〓당뇨병 환자는 동맥경화를 촉진시켜 혈관벽을 두껍고 딱딱하게 만들며 혈관벽을 막아버린다. 이로 인해 심장에 혈관공급이 원활치 못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을 일으킨다. 마찬가지 이유로 뇌혈관에 이상이 생기면 뇌중풍(뇌졸중)이 생긴다.
▽콩팥 합병증〓환자의 20∼40%는 당뇨병 발병 10여년 뒤 콩팥의 사구체 모세혈관의 기능이 떨어져 만성 콩팥 기능저하증이 생긴다. 조기 진단과 치료에 실패하면 혈액투석이나 콩팥 이식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1년에 1회 이상 소변검사를 통해 조기에 콩팥의 이상을 발견해서 약물요법으로 혈당과 혈압을 조절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투석이나 이식을 받아야 한다.
▽족부 괴사〓당뇨병 합병증으로 입원한 환자의 10∼20%는 발의 합병증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는 발의 조그만 상처도 방치하면 발이 썩는 지경까지 악화될 수 있으므로 평소 발 관리에 신경써야 하고 발의 상태가 조금이라도 변하면 의사에게 보여줘야 한다.
▽기타 합병증과 대책〓몸의 신경이 손상돼 온몸이 저릿저릿해지고 심하면 못에 찔리거나 불에 데어도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신경병증이 올 수도 있다. 당뇨병 환자는 이밖에 치주 질환, 피부 가려움증, 피부 궤양, 발기부전, 소변찔끔증 등 온몸에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모든 합병증을 아우르는 치료법은 없다. 그러나 예방법은 있다. 약물 요법,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을 병행해서 혈당 관리에 최선을 다하며 몸의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고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다.
<이성주·이진한기자>stein33@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