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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28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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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중풍은 한국에서 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다. 뇌중풍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나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이 있다. 한국인에게는 뇌경색이 많다. 뇌중풍은 바로 알고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뇌중풍 조짐〓고혈압과 당뇨, 흡연이나 비만, 65세 이상, 한번 뇌중풍 경험이 있는 사람 등은 뇌중풍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뇌중풍 환자의 10∼20% 정도는 일종의 경고신호(전조현상·표참조)를 받는다. 즉 △한쪽 팔 다리에 힘이 빠진다 △갑자기 발음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갑자기 중심잡기가 어렵고 비틀거린다 △물체가 두 개로 보인다 △갑자기 한쪽 얼굴이 저리거나 먹먹하다 △갑자기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 △단어가 갑자기 생각나지 않게 돼 표현능력이 떨어지거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치매증상이 갑자기 나타난다 △한쪽 팔 다리가 다른 사람 살처럼 느껴진다 △전에 경험하지 못한 아주 심한 두통이 갑자기 생긴다 등이 있다.
강북삼성병원의 신경과 김용범 교수는 “뇌중풍 경고신호는 보통 수 분간, 길게는 1시간 정도 일시적으로 왔다가 정상적으로 회복된다”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 응급실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뇌중풍 예측지수〓정상인도 뇌중풍에 걸릴 가능성을 간단하게 알아볼 수 있다. 뇌졸중과 관련 깊은 △65세 이상의 고령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여성 △고지혈증 △흡연 △가족 병력 등 각각의 요소를 각각 1점으로 계산해 개인별로 점수를 합산해본다. 을지병원 신경과 배희준 교수는 “1점이 올라갈 때 마다 뇌혈관 질환 발생 가능성이 2.2배가 높아진다”면서 “예측지수가 2점 이상이면 평소 뇌졸중에 조심하고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예방법〓평소 건강한 사람이라면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음식은 싱겁게 먹고 야채와 채소를 많이 먹는다. 담배를 끊고 술도 끊거나 적게 마신다.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붙어 있는 기름, 내장, 닭 껍질 등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은 적게 먹는다.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혈관질환, 경동맥 질환 등 뇌중풍의 위험원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치료하거나 나빠지지 않도록 잘 조절한다.
나이가 든 사람은 △과음 △감기 등 감염증 △더운 곳에서 갑자기 추운 곳으로 나가는 일 △스트레스 등은 피한다.
▽가정 응급조치〓나이든 사람이 갑자기 한쪽 손발 등에 마비가 오거나, 말을 제대로 하지못하거나, 어지럼증과 눈이 잘 안보이면 빨리 큰 병원의 응급실로 데려간다. 의식이 없다면 구급차가 올 때 까지 환자를 편안히 눕히고 넥타이나 벨트 등을 푼다. 구토를 했다면 재빨리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입안에 있는 구토물을 딱아 숨구멍이 막히지 않도록 한다.
정신을 잃었다고 해서 △뺨을 때리거나 △찬물을 끼얹거나 △손가락을 따거나 △약 등을 먹이는 일은 좋지 않다. 뇌경색이 심한 사람은 발병 후 3∼6시간 안에 혈전용해 치료를 해야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진한기자·의사>likeday@donga.com
◆ 뇌중풍 경고신호 10가지
1. 한쪽 팔 다리에 힘이 빠진다
2. 갑자기 발음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3. 갑자기 중심잡기가 어렵고 비틀거린다
4. 물체가 두 개로 보인다
5. 갑자기 한쪽 얼굴이 저리거나 먹먹하다
6. 갑자기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
7. 단어가 갑자기 생각나지 않는다.
8. 치매증상이 갑자기 나타난다
9. 한쪽 팔 다리가 타인의 살같다
10. 아주 심한 두통이 갑자기 생긴다.
◆ 혹시 나도? 헷갈리는 '뇌중풍 사촌'
뇌중풍과 비슷한 증세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파킨슨병이다. 이는 뇌 속의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나이가 들면 잘 분비되지 않아 생기는 병.
증상은 가만히 있어도 손발이 떨리고 걸을 때는 자세가 구부정해져 앞으로 넘어질 듯 종종 걸음을 한다. 파킨슨환자의 70%가 뇌중풍으로 여기고 집에서 각종 민간요법 등을 사용한다. 병원에서는 ‘엘도파’ 등 약을 사용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얼굴이 한쪽으로 일그러질 때도 뇌중풍으로 오인한다. 이것은 ‘얼굴신경마비’로 얼굴 근육을 지배하는 뇌신경에 이상이 생겨 한쪽 얼굴이 마비되는 경우다. 자연히 낫기도 하며 병원에서 스테로이드 등 약으로 치료하면 대부분 회복한다.
어지럼증이 심한 경우도 뇌중풍으로 오인한다. 세상이 뱅글뱅글 도는 것처럼 어지럽고 고개를 움직이면 증세가 더욱 심해지며 구토증을 흔히 동반한다. 이는 몸의 균형을 잡아 주는 귀 속의 전정기관에 이상이 생긴 경우로 며칠이나 몇 주가 지나면 증상이 좋아진다. 하지만 뇌중풍의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이 갑자기 어지러움을 호소하거나 어지러움, 발음 곤란, 감각 마비 등을 겪으면 뇌중풍일 가능성이 있다.
머리가 아프다고 다 뇌중풍은 아니다. 머리가 늘 아프거나 아픈 증상이 심해지면 뇌중풍으로 여기고 뇌단층촬영(CT) 등을 하는 수도 많다. 그러나 수년동안 머리가 아프지만 팔다리 마비나 발음장애 등의 증상이 없다면 뇌중풍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두통이 평소보다 갑자기 심해지거나 머리가 아픈 양상이 달라졌다면 주의해야한다. 평소에 머리가 전혀 아프지 않다가 갑자기 심하게 아프면 뇌출혈일 수도 있다. (도움말〓서울중앙병원 신경과 김종성교수)
<이진한기자·의사>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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