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비디오 테이프 없이 녹화 재생"

  • 입력 2002년 10월 6일 17시 29분


개인용비디오녹화기(PVR)를 이용하면 DVD나 고화질(HD)TV 화면을 디지털 방식으로 HDD에 담아두고 필요할 때 찾아볼 수 있다.
개인용비디오녹화기(PVR)를 이용하면 DVD나 고화질(HD)TV 화면을 디지털 방식으로 HDD에 담아두고 필요할 때 찾아볼 수 있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정보가전용 저장장치로 탈바꿈하고 있다. PC 이외의 정보기기 분야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던 HDD가 최근 들어 첨단 정보가전용 저장장치로서도 각광받고 있는 것. PC 전용 기억장치인 HDD는 플래시메모리에 비해 용량대비 가격이 저렴한데다 데이터 처리속도가 빠른 것이 장점. 덕분에 비디오나 오디오 등 대용량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저장하고 활용하는데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부 충격에 약한 점이나 크기 및 소음 문제 등 그동안 지적돼 온 단점도 많이 개선됐다.》

가정과 사무실에서 컴퓨터 및 정보가전을 이용한 대용량 데이터 활용이 대중화되면서 HDD 정보기기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 최근에는 40GB 제품이 9만원대로 내리고 100GB 이상의 대용량 제품도 쏟아져 HDD는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정보가전의 HDD 활용 사례를 살펴본다.

▽HDD 오디오〓회사원 김성철씨(32)는 그동안 차안에 수십 장씩 가지고 다니던 CD음반을 모두 치워버렸다.

HDD를 이용하는 차량용 디지털오디오를 설치한 뒤론 CD음반을 여러 장씩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 차량 내부가 한결 깔끔해 졌다.

HDD 오디오는 CD 음악을 변환소프트웨어를 이용, 디지털파일 형태로 바꿔 HDD에 저장해 두고 이를 반복해서 듣는 장치. 김씨는 “수백 장 분량의 음반을 저장할 수 있으므로 한 번 들은 CD는 번거롭게 다시 찾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저장한 음악 파일은 디지털로 복사한 것이므로 원반과 음질 차이는 없고 여러 번 사용해도 음질이 나빠지지 않는다. 각각의 음반은 장르, 작곡가, 가수별로 분류한 뒤 저장했다가 쉽게 찾아 감상할 수 있으므로편리하다.

소니의 차량용 디지털오디오‘MEX5DI’는 이처럼 10GB HDD에 170시간 분량의 디지털음반을 저장할 수 있는 제품. 패널전면에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가 달려 있어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액자처럼 볼 수도 있다.

소니는 이밖에도 40GB HDD를 사용한 ‘주크박스’ 방식 마이크로오디오시스템(CMT-L7HD)을 내놓았다. 애플은 5GB HDD에 CD와 MP3 등 디지털음악을 저장하는 ‘아이포드’를 선보였다.

▽개인용비디오녹화기(PVR)〓아시아경기대회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축구경기가 열린 3일. 스포츠마니아 최대환씨(29)는 중계방송을 보려고 귀가를 서둘렀지만 집에 도착한 것은 경기가 시작된 지 30분이나 흐른 뒤였다.

그러나 최씨는 TV에 연결된 개인용비디오녹화기(PVR)를 통해 방송사 중계에 관계없이 처음부터 축구경기를 볼 수 있었다. PVR에서 예약녹화 중인 화면을 앞으로 돌려 시청한 것.

PVR는 겉모습은 VCR나 다름없지만 HDD가 들어 있어 테이프 없이 TV나 영상물을 녹화할 수 있는 정보기기다. HDD를 이용하므로 녹화되고 있는 영상물을 처음부터 재생하는 시간차 재생기능, 녹화 중 다른 녹화물을 찾아보는 독특한 기능도 쓸 수 있다.

대여점에서 빌려온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나 비디오를 고품질 영상으로 녹화해 두면 반복해서 볼 수 있어 편리하다.

PVR 제품은 국내 벤처기업 디지털앤디지털이 80GB의 HDD를 이용해 최대 84시간 분량의 영상물을 녹화하는 ‘쥬빌로’를 시판했다. 삼성전자는 40GB HDD를 내장해 PVR 기능을 갖춘 프로젝션TV(DLP 방식)을 개발했다.

이밖에 제이씨현시스템과 디티비로는 PVR 기능의 위성셋톱박스를 개발해 아랍에미리트(UAE) 등 해외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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