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개정 교육과정, 역사교육 후퇴”

  • 입력 2009년 10월 14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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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개 역사 관련단체 회견… 교과부 “확정된 것 아니다”

한국사연구회, 한국서양사학회,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전국역사교사모임 등 36개 역사 관련 단체가 2009년 개정교육과정이 역사교육을 위축시킨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13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 흥사단 강당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2009년 개정교육과정은 ‘역사교육 강화’라는 2007년 개정교육과정의 취지와 역사성을 무시했다”며 “밀어붙이기식 교육과정 개정작업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09년 개정교육과정 1차 시안에서 고등학교 1학년 역사는 사회과의 한 과목으로 편입돼 선택과목으로 전환됐다. ‘한국문화사’ ‘세계 역사의 이해’ ‘동아시아사’ 세 과목이던 고등학교 2, 3학년 역사 관련 선택과목 수를 줄이는 방침도 포함하고 있다.

이날 조광 한국사연구회장(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사진)은 “내년 한일강제병합 100주년이 다가오고 한중일 공동역사교과서 논의가 나오는 전환의 시기에 서 있는데도 2009년 개정교육과정은 역사교육을 축소하고 있다”며 “이번 안으로 역사의 중요성이 큰 도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며 역사학계는 이번 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송상헌 역사교육연구회장(공주교대 사회교육학과 교수)은 “2007년 교육과정은 중학교 때까지는 근대 이전 역사를 중심으로, 고등학교 때는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세계사와 함께 공부하도록 짜여 있다”며 “이번 개정안으로 이런 흐름이 흐트러지게 됐으며 최악의 경우 고등학교 때는 역사공부를 전혀 하지 않은 채 졸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성명서에서 △국권 상실 100년의 역사적 의미를 상기하고 △교육과정 개정작업을 즉각 중단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역사(교육)학계를 시작으로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역사교육 후퇴에 맞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교과부는 “이번 안은 확정된 것이 아니며 연말까지 공청회 등을 거쳐 가다듬을 예정”이라고 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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