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자가 사는법]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이웅진씨

입력 1999-04-18 19:52수정 2009-09-24 06:0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모라토리엄이 없는 게 ‘결혼’아닙니까.”

결혼은 거의 모든 사람이 피할 수도 ‘유예’할 수도 없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이웅진대표(34)는 그래서 시장이 넓은 ‘결혼사업’에 뛰어들었다. 연간 1만여 선남선녀 회원을 관리하며 16일 ‘결혼 6백쌍 돌파’ 기록을 세운 그가 싫어하는 것은 딸기우유와 어리굴젓. 딸기우유는 맛이 ‘얄미워서’ 싫고 젓갈같이 ‘묵힌’ 건 무조건 싫다. 그의 ‘중매철학’이기도 하다.

91년 창업 당시 자본금은 1만원. 평생 아버지로부터 받은 용돈이 5천원인데 비하면 ‘큰 돈’이었다. 그는 지하철 칸칸을 옮겨 다니며 “새로운 만남을 책임지겠다”고 외쳤다. 승객의 냉담에 실망해 객차를 나서면 한두사람씩 화장실로 뒤따라 와 말을 건넸다. “정말 책임집니까?”

서울 강북구 33평 아파트를 나서는 건 오전 7시. 하루 15시간, 한해 3백60일 일한다. 딸(경은·4)도 그렇지만 동갑인 아내(최은영)에게 제일 미안하다. 얼마전엔 아내가 아파트부녀회장으로 출마하자 유세장에 느닷없이 나타나 ‘유권자’를 향해 넙죽 큰절을 했다. 아내의 당선에 기여함으로써 그동안 실점의 ‘2%’를 만회한 것으로 본다.

출퇴근길 지하철은 아이디어 창고. 노인을 보고 ‘효도미팅’을, 외국인이 ‘김치’ 운운하는 걸 듣고 ‘외국인 초청 김장미팅’을 창안했다. 객차내에선 늘 출입문 근처에 팔짱을 끼고 선다. “그 곳에는 소매치기가 없어요. 또 손잡이를 잡지 않고 중심을 잡는 동안 지구력이 길러집니다.” 선우이벤트 입사에서 가장 어려운 관문인 ‘지하철 면접’도 그의 아이디어. 객차안에서 승객을 대상으로 회사홍보연설을 하도록 한다. 떨면 불합격이고 너무 잘해도 불합격. ‘닳아빠진’ 사람은 감당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가려 사귀자’는 주의. 술자리에서 나오는 말은 절대 안믿는다. 부하평가원칙은 ‘칼같이’. 최근엔 처제를 해고해 장모와의 관계가 서먹서먹해졌다. 대신 61명 직원에 대한 월급 식비 수당 등은 아끼지 않는다. “사원들은 ‘죽도록’ 일하고 사장은 충분히 보수를 주면 ‘윈―윈(win―win)전략’ 아닙니까.” 그가 경험으로 터득한 것은 ‘한번 못하는 사람은 끝까지 못하더라’.

사랑을 맺어주는 전문가지만 사랑니는 없다. 충치는 7개. 성질이 급해 이를 1분씩만 닦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인생의 목표는 ‘호의호식’. 그러나 아직 멀다. “금딱지에 다이아몬드 박힌 시계를 차지 못할 바엔 안차는 게 낫습니다”. 시계는 그래서 차지 않는다.

일주일에 세 번 사우나에서 피로를 푼다. 이용시간은 딱 15분. 식사는 회사 근처 ‘돈토식당’에서 삼겹살이 곁든 돈토정식(2천8백원)을 애용한다. 숫가락으로 밥을 떠 된장국에 1초간 담갔다가 먹는 습관이 있다.

6월 중 2천명을 단체미팅시키고, 새 밀레니엄을 하루 앞둔 12월31일 2백쌍의 단체결혼을 성사시켜 최고의 중신아비 자리를 다진다는 계획. 최근 막을 내린 TV드라마 ‘청춘의 덫’에 대해 그는 말했다. “내가 후속편을 쓴다면, 심은하와 전광렬은 분명 헤어집니다. 한쪽이 컴플렉스가 있는 만남은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죠. 제가 주선하는 ‘좋은 만남(善友)’의 기준도 컴플렉스가 없는 만남입니다.”

〈이승재기자〉sjda@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