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피플]<16>화인텍 박한호 이사

  • 입력 2003년 2월 20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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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취미로 할 때 가장 재미있는 것 아닌가요.”

문학(여명 문학동인회 회원)→사진(한국민족사진가협회 창립회원)→골프. 박한호씨(47·화인텍 판넬사업부 이사·사진)가 취미활동에 쏟아온 열정과 실력은 해당 분야 전문가를 뺨친다.

중2때 개인문집을 내고 중3때 쓴 단편소설(소녀)이 일간신문(당시 경기매일신문)에 연재될 정도로 문학에 심취했던 그는 군복무 시절에는 전우신문에 글을 게재해 여러차례 포상휴가를 받기도 했다.

대학졸업 후 평범한 샐러리맨이 된 그가 ‘나름대로의 세계’를 갖기 위해 10년간 몰두한 것은 사진. 언더그라운드에서 이름을 날릴 만큼 ‘인기 사진강사’ 자리에 올랐으나 92년 개인전(열린 풍경과의 만남)을 마친 뒤 슬럼프에 빠졌다.

“그 후 제 사진은 더 이상 발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6개월간 ‘내가 이 정도밖에 안되느냐’는 번민의 세월을 보냈죠.”

산과 들을 헤매야 했던 사진작업을 쉬다보니 몸이 불었다. 그래서 ‘살을 빼기 위해 무작정 시작한 것이 골프. 한 번 빠지면 끝을 보는 성격인 그는 4개월 만에 머리를 얹으러 나갔던 때의 일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레슨프로는 나를 두고 지금까지 가르친 사람 중 머리 얹은 날 100타 이내를 칠 단 한 사람이라고 단언했어요. 하지만 골프는 만만치 않더군요. 첫 홀부터 헛스윙을 연발하더니 급기야는 캐디가 스코어 기록을 포기할 정도까지 망가졌습니다.”

두 번째 라운드도 100타를 넘었다. 세번째 라운드때 드디어 98타를 기록했다. 골프구력 10년째인 그가 100타 이상을 기록한 것은 단 두 번. 세 번째 라운드 이후 스코어가 계속 줄었기 때문이다.

1년3개월만에 싱글스코어를 친 그의 체격(1m61,64㎏)은 아담하다. 그래도 거리 때문에 고민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장타자.

그가 골프에 빠진 이유는 ‘무아의 경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업무 스트레스는 물론 잡다한 생각도 필드에 나가 골프채만 잡으면 금새 사라진다고.

“문학과 사진은 희열을 느끼는데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지만 골프는 샷마다, 라운드마다, 이번주가 아니면 다음주에는 희열을 느낄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그는 골프 입문 때부터 지금까지 국산클럽만 쓴다. 아마추어로 드물게 임팩트 때 ‘손맛’을 느낄 수 있다는 그는 국산 클럽제조업체인 K사와 M사의 클럽 개발단계에 모니터요원으로 참여할 정도로 ‘골프박사’. 하지만 골프를 직업으로 할 생각은 결코 없단다.

“골프가 본업이 되면 짜증스러워질 것 같아요.”

골프가 싫증난 이후 그가 흠뻑 빠질만한 새로운 취미는 무엇일까.

“아마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그에게는 골프가 전부인 것처럼 보였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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