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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16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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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도된 한 달 가까운 미국 대통령의 긴 휴가는 일주일 남짓 휴가를 다녀오는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휴가는 행정부 수뇌부와 백악관 수석 참모들도 여유 있는 휴가를 다녀올 수 있게끔 했다. 더욱이 미국 하원과 상원은 한 달여의 여름 휴회에 들어간다고 하니 당당히 휴가를 즐길 줄 아는 그들의 모습이 부럽기만 하다.
우리나라도 최근 주5일 근무제 시행이 확산되면서 개인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아졌다.
바야흐로 몸바쳐 평생 직장을 위해 충성하던 대한민국 샐러리맨들이 적절한 여가생활을 누리면서 ‘어떻게 쉴 것인가’라는 행복한 고민을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한 줄의 광고 카피가 히트를 친 것은 휴식에 목마른 샐러리맨들에게 가슴 깊은 공감을 끌어냈기 때문일 것이다. 직장인들에게 휴식과 재충전이란 말만큼 솔깃하고 매력적인 말이 또 있을까!
6월에는 월드컵의 열기와 함께 한국에도 바야흐로 놀이문화와 축제문화가 형성됐다. 각자 마음 속에 꼭꼭 숨겨 두었던 열정을 국민 축제로 승화시키면서 그 기쁨을, 그 즐거움을 마음껏 밖으로 분출시키는 장이 처음으로 마련된 것이다. 그만큼 한마음 한뜻으로 희열을 느끼면서 오랜 시간을 함께 동참한 놀이는 내 생에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
월드컵에서 비롯된 ‘신바람’이라는 거대한 에너지는 일상생활의 패턴을 바꾸면서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자’는 자신감 넘치는 정서가 어느새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 새롭게 보이는 풍속도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무엇보다도 개인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의 변화가 아닐까 한다.
직장 선택의 결정적인 요소로 주5일 근무제를 선호하고 아무리 전망 있는 직업이라도 개인 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직업은 기피하는 경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세상의 변화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사는 것도 좋지만 일한 만큼 충분한 휴식이 없다면 단기적인 발전만 있을 뿐이다. 창조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은 나오기 힘들다.
물론 이런 삶을 즐기는 분위기에 대해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주5일 근무를 단순히 일을 덜하거나 또는 더 놀 수 있는 것으로만 해석해서는 곤란하다.
나는 평소 직원들에게 정해진 근무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잘 활용하여 자기 계발을 하도록 당부한다.
회사는 자기가 지금껏 학교와 사회를 통해 배운 것을 모두 소진하는 곳이 아니라 업무를 통해 자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끊임없이 배워 나가는 과정이다. 회사를 위해 50%, 자기 계발을 위해 50%를 투자할 때 장기적으로 회사와 개인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더라도 여름이라는 계절은 한 템포 쉬면서 자기를 한번 돌아보고 기분 좋게 놀되 열심히 일한다는 각오를 다질 때가 아닌가 한다.
차석용 해태제과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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