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시내버스 100배 즐기기<9>102번

  • 입력 2008년 4월 11일 05시 40분


春동학 벚꽃에 홀리고

秋갑사 풍광에 빠지고

《‘춘(春) 마곡, 추(秋) 갑사’라는 말이 있다. 봄에는 사곡면의 마곡사, 가을에는 계룡면의 갑사가 최고의 경관을 자랑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마곡사는 접근성이 그리 좋지 않아 봄철엔 벚꽃이 장관인 반포면 동학사를 대신 찾는 이가 많다. 따라서 요즘은 ‘춘 동학, 추 갑사’라는 말도 나온다. 대전 시내버스 102번은 바로 동학사로 가는 노선이다. 동학사 입구에는 계룡산을 배경으로 수많은 맛집, 멋집이 손님의 발길을 이끈다.》

▽대전의 핵심 노선=국립공원 계룡산은 동학사와 신원사 갑사 등 유서 깊은 사찰과 7개의 계곡, 3개의 폭포가 절묘한 조화를 이뤄 사시사철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린다.

그중에서도 천황봉 일출과 삼불봉 설화(雪花), 연천봉 낙조, 관음봉 한운(閑雲), 동학사와 갑사 계곡의 단풍, 은선폭포와 남매탑 명월(明月)은 ‘계룡8경’으로 꼽힌다.

102번 좌석 시내버스는 바로 대전을 찾는 관광객을 계룡산으로 인도하는 ‘안내자’다. 대덕구 대한통운마트에서 출발해 중리 사거리∼고속버스터미널∼대전역∼서대전 사거리를 거쳐 계룡로를 따라 용문동∼갈마동∼유성 사거리∼현충원∼동학사에 이른다.

14분 만에 한 대씩 운행하는 이 버스는 지하철 대전역 중앙로역 중구청역 서대전네거리역 오룡역 용문역 탄방역 유성온천역 구암역 현충원역에서 환승할 수 있다.

▽계룡산 100배 즐기기=동학사 주차장에서 내려 계룡산 경관을 제대로 보려면 주능선인 자연릉을 타는 게 좋다. 동학사∼은선폭포∼주능선∼관음봉∼삼불봉∼금잔디고개를 거쳐 갑사로 내려선다. 출발점으로 돌아와 다시 102번 시내버스를 타려면 삼불봉에서 금잔디고개로 내려오는 대신 남매탑을 거쳐 동학사로 하산하면 된다.

동학사 입구의 볼거리 중 하나는 매년 4월이면 장관을 이루는 벚꽃길. 박정자 삼거리에서 동학사 입구까지 2km에 걸쳐 50년 이상 된 벚나무가 화려한 꽃을 피운다.

▽백가쟁미(百家爭味)의 맛집 멋집=동학사 입구는 그야말로 맛과 멋의 천국이다. 전원카페와 한정식집, 양식집 등 100여 개의 음식점이 저마다 독특한 맛과 분위기를 자랑한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올 때는 계곡 물소리가 들리는 식당에 들러 산채비빔밥을 먹거나 도토리묵에 동동주를 한잔 마셔보는 것도 괜찮다. 주차장 바로 위에 있는 머시룸카페(042-825-1376)는 이 동네 토박이 박광순 씨가 다양한 음식을 내준다.

주차장에서 200m쯤 내려오면 왼쪽으로 두부집인 은행나무집(042-825-4227)이 있다. 여주인 조재춘(60) 씨가 친정어머니 박창화(80) 씨와 함께 40년째 두부를 만들고 있다. 5000원짜리 순두부를 주문하면 6가지의 반찬과 공깃밥이 나온다. 대파를 숭숭 썰어 넣은 양념간장을 조금씩 올려 먹으면 부드럽고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동학사 큰길에서 제2학봉교 건너편으로 가면 봉래산(301.5m) 밑에 두부골(042-825-5666)이 나온다. 축구선수 출신이자 N리그 2군 심판이기도 한 사장 윤석빈 씨가 국산 콩과 전남에서 공급받는 간수로 직접 만든다.

동학사 입구에는 ‘동학사 가는 길에’, ‘이 뭐꼬’, ‘하늘천 따지’, ‘삐까삐까’ 등 재미있는 이름의 전원카페가 즐비하다. 양식당으로는 티케, 펠리스 등이 유명하며 전통차를 마실 수 있는 석원의 정원도 분위기가 있다.

박정자 삼거리 직전 버스정류장인 먹뱅이골에서 하차해 도로 밑으로 5분쯤 걸어가면 ‘테마가 있는 마을’이 나온다. 통기타 라이브 음악이 있는 행주치마를 비롯해 여정대나무통밥집, 그리고 텃밭의 야채가 제공되는 자연농장, 김치솥밥을 맛볼 수 있는 엄마의 식탁, 밤호박밥의 솔내음이 유명하다.

또 하나 볼 만한 곳은 계룡산자연사박물관(042-825-4055). 충남 청양 출신이자 대전 이안과병원, 대전보건대 설립자인 이기석(2005년 타계) 박사가 사비를 들여 조성한 박물관으로 4만1002m²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실물 공룡화석이 복원된 공룡홀을 비롯해 지질분야 6만2000점, 육상생물 2만5000여 점, 해양생물 9만2000여 점, 민속자료 9만20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과학특강도 열린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이 시리즈는 매주 금요일에 게재됩니다. 다음엔 과학의 날(4월 21일)을 맞아 국립중앙과학관과 엑스포과학공원, 대덕연구단지 등을 운행하는 103번, 509번, 113번 노선 이야기가 게재됩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이나 소개할 만한 멋집 맛집 등이 있으면 동아닷컴 대전지역 전용 사이트(www.donga.com/news/daejeon)에 올려주십시오. 확인 후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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