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할 사람 없다"…출산율 저조-고령화 확산

  • 입력 2000년 6월 28일 19시 18분


《일본에서 출산율 저하에 따른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194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 두 차례의 베이비 붐을 겪고 난 뒤 출산율 하락이 지속되자 등장한 불길한 인구관련 예측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 정부는 노동력 부족에 따라 국내총생산(GDP)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고 일부 대학은 정원 미달로 도산위기에 빠졌다.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일본의 고민을 알아본다. <편집자>》

일본에서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가 계속 진행되면 노동력이 감소해 2005년 이후 15년간 GDP가 6.7% 줄어들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경제기획청 산하 ‘인구감소하의 경제에 관한 연구회’는 28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같은 기간 중 1인당 GDP는 4.0%, 1인당 소비액은 7.1% 각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또 일본의 인구는 2007년 1억2800만명을 정점으로 감소, 2050년에는 1억명으로 줄 것으로 예상했다. 취업률이 늘지 않는 상태에서 이처럼 인구가 감소하면 GDP의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해 국가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여성과 고령자를 노동인구로 흡수하고 정보기술(IT)산업을 적극 성장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2000년부터 20년간 60∼64세의 남성 취업률을 90%까지 끌어올리고 여성 취업자수를 현재보다 15% 늘리면 GDP가 8.4% 늘어나 인구 감소에 따른 GDP 감소분을 메울 수 있다는 계산. 따라서 여성이 육아와 직장활동을 병행할 수 있고 고령자도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 IT산업이 활성화되면 2005년까지 GDP를 4.2% 끌어올릴 것으로 추산됐다.

경제기획청 산하의 또 다른 연구팀은 능력 있는 노동자가 나이에 관계없이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미국이 1967년 도입한 연령차별금지법과 유사한 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출산 기피에 따른 고령화가 계속 진행되면 2020년 일본 인구 가운데 70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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