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이 함께]인천 차이나타운

  • 입력 2005년 1월 20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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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전철 인천역을 나서면 맞은편 골목길 입구에 거대한 중국 전통 조형물인 패루(牌樓)가 눈에 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캐나다 밴쿠버, 태국 방콕 등의 차이나타운에 있는 것과 비슷한 모양이다. 귀신을 쫓고 상가 번영을 기원하기 위해 세운 이 조형물은 중국 웨이하이(威海)시가 기증한 것.

패루 뒤편의 가파른 골목길에 접어들면 붉은색 휘장과 홍등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중국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이 동네가 바로 인천 중구 선린동 관교동 일대의 차이나타운이다.

명맥만 이어왔던 차이나타운이 2001년에 관광특구로 지정된 이후 ‘중국 냄새’를 점차 진하게 풍기면서 수도권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눈과 입으로 중국을 즐긴다=차이나타운에는 최근 1, 2년 사이 중국음식점 20여 개가 문을 열었다. 액세서리, 수제품, 조각품, 토산품 등 중국 생활용품을 파는 상점 6곳과 중국 한의원, 무술도장도 자리 잡고 있다. ‘삼국지’ 주인공들과 전쟁 장면을 그린 담장 벽화, 공자 조각상도 눈에 띈다.

화교 2, 3세가 운영하는 중국음식점 거리에서는 불도장, 위기삼정, 수초면 등 서울에선 만나기 쉽지 않은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중국 과자와 만두, 술, 차 등도 판다.

인천역에서 차이나타운으로 올라가는 골목길 왼편에는 국내 최초의 중국음식점이었던 옛 ‘공화춘’ 건물이 남아 있다. 중국인 ‘쿠리’(하급 노동자)를 위해 중국에도 없는 자장면이란 음식을 처음 선보인 곳으로 1905년 문을 열어 1981년까지 운영했다.

▽개항기 역사 탐방=차이나타운 주변 건물들은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 때 포탄 세례로 상당수 폭파됐다. 하지만 곳곳에 근대 개항기의 역사를 간직한 빛바랜 건물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현 중구 청사는 개항기인 1882년에 지어져 옛 일본 영사관으로 사용됐던 목조 건물을 허물고 1932년 석조로 단장한 것.

500여 명의 화교 자녀가 다니고 있는 인천화교 중산학교는 옛 청나라 영사관 회의장소였다가 1934년에 증축됐다. 거대한 돌문인 ‘홍예문’, 일본인 거주지인 중구 중앙동 ‘인해무역’ 등 1890년대 일본인이 지은 건축물도 살펴볼 수 있다. 차이나타운에서 차로 10분 거리엔 월미도와 연안부두가 있다. 관광 유람선을 타며 바다를 감상할 수 있고, 10여 개의 해수탕은 언 몸을 풀기에 그만이다. 인터넷 사이트 ‘사이버차이나타운’(www.ichinatown.or.kr)에서 차이나타운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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