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주권 28일 전격 이양

  • 입력 2004년 6월 28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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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주권이양이 당초 30일에서 이틀 앞당겨져 28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라크전쟁으로 바그다드가 미군에 함락된 날(2003년 4월 9일)로부터 1년 2개월 19일 만이다.

전격적인 주권이양 조치는 주권이양을 전후한 저항세력의 총공세 기도를 무산시키고, 이라크 과도정부가 전면에 나서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라크 저항세력이 주권을 이양 받은 과도정부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는 데다 폭탄테러 공격, 외국인 납치 살해 등 저항이 더욱 격렬해지고 있어 이라크의 앞날은 극히 불투명하다.

폴 브리머 이라크 미군정 최고행정관은 28일 오전 10시26분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IGC) 본부가 있던 바그다드 중심부 그린존에서 주권이양과 관련된 법률문서를 가지 알 야와르 이라크 과도정부 대통령에게 넘겼다.

이날 주권이양식은 야와르 대통령 등 6명만이 참석한 채 간략하게 치러졌다.

브리머 행정관은 “우리는 이라크의 미래를 확신하면서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야드 알라위 과도정부 총리는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이라크 국민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통제하고자 하는 열망에 따라 주권의 조기 이양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새 정부는 오늘이나 내일 새 법적 조치를 발표하겠다”고 밝혀 비상계엄 선포를 시사했다.

그러나 이날도 외국인 무차별 납치 및 살해 위협이 잇따랐다. 한국인 김선일씨를 납치 살해한 테러 조직이 26일 터키인 3명을 납치한 뒤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한 데 이어 27일에는 미 해병대원 1명이 ‘이슬람교의 보복운동’이라는 테러조직에 납치된 비디오테이프가 공개됐다.

또 정체를 밝히지 않은 테러조직이 미 군납업체 KBR의 파키스탄인 직원 1명을 납치한 뒤 이라크인 수감자를 석방하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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