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 케리여사, 특유의 튀는 화법… ‘화끈한 내조’

  • 입력 2004년 3월 4일 2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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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존 케리 상원의원(60)의 부인 테레사 하인즈 케리 여사(65)가 독특한 면모로 관심을 끌고 있다.

내성적이고 사색적인 남편과 달리 테레사 여사는 화끈한 성격이다. 거침없는 화법과 때로는 미국인에게는 낯선 알쏭달쏭한 동양적 어법까지 구사해 일찌감치 주목을 받아왔다.

60대 ‘할머니’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팽팽한 피부에 의혹이 쏟아지자 보톡스 주사를 맞았노라고 서슴없이 밝히기도 했다. 케리 의원과 이혼할 경우에 대비해 재산분할 계약을 해두고 있음도 애써 숨기지 않았다.

케리 의원의 인턴 스캔들 의혹 기사와 관련해 ‘남편에게 여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만약 바람을 피우면 그냥 죽이지 않고 불구로 만들어버리겠다’는 농담을 남편에게 하곤 했다”고도 했다.

최근까지 공화당원이었던 자신의 전력에 대해서도 “조지 부시 전 대통령에게 투표를 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남편을 지지하기 위해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꿨다”고 털어놨다.

공화당측은 테레사 여사의 튀는 언행을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케리 의원의 스캔들 의혹 직후 예비선거 축하행사에서 남편의 키스 세례에 얼굴을 잔뜩 찌푸리자 공화당 관계자들은 ‘불화설’을 부추기기도 했다. 남편을 “시간이 흐르면서 숙성된 와인 같다”고 비유한 것을 두고도 말들이 많았다.

테레사 여사는 화려한 이력으로도 유명하다. 아버지가 포르투갈 출신 의사여서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태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대학을 나오고 스위스 제네바 통역대학원을 다녔다. 이곳에서 케첩 재벌인 하인즈 가문의 존 하인즈 공화당 상원의원을 만나 결혼했다. 1991년 비행기 사고로 남편이 사망하자 5억달러에 달하는 유산을 물려받았다.

다음해인 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지구정상회담에 참석했다가 케리 의원을 만나 96년 재혼했다.

대체의학에 관심이 많아 남편의 건강검진 기록을 보고 전립샘암 조기 진단에 기여하기도 했다. 자선사업가와 환경운동가로 활발하게 활동해온 그는 케리 의원의 정책 구상과 선거전략에도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활력과 열정이 케리 의원에게 보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일부에서는 유권자들에게 부담스러운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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