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맞株]강원랜드 vs 파라다이스

  • 입력 2005년 10월 7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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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는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맞수 기업이 있다. 증시에서도 마찬가지다. 업종마다 최고 주가의 기업이 되기 위해 경쟁하는 라이벌이 있다. 증시에서 라이벌 기업의 존재는 중요하다. 주가는 기업 실적이라는 ‘절대평가’뿐 아니라 동종 업체와의 비교라는 ‘상대평가’를 거쳐 결정되기 때문이다. 본보는 증시에서 맞수로 자리 잡은 두 기업을 비교하는 ‘우리는 맞株’ 코너를 신설했다. 경쟁 기업 비교를 통해 종목에 대한 더욱 깊이 있는 분석과 정보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이른바 ‘대박’과 ‘쪽박’의 갈림길에서 수많은 사람이 울고 웃는다. 인생 역전의 꿈을 품고 찾는 사람도 있다. 카지노 이야기다.

강원랜드와 파라다이스. 한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카지노 업체다.

두 회사는 고객과 블랙잭, 바카라, 룰렛 등의 게임을 벌여 수익을 낸다. 회사가 게임을 통해 고객 돈을 얼마나 더 따느냐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셈이다.

그러나 두 회사의 경영환경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강원랜드는 2000년 ‘스몰카지노’가 문을 연 이래 철저히 정부의 우산 아래에서 성장해 왔다. 반면 파라다이스는 수십 년 동안 굴지의 홍콩과 마카오 카지노 업체들과 경쟁하면서 위상을 확보했다.

두 회사의 경영환경은 다르지만 요즘 주가는 동반 상승세다. 특히 파라다이스는 최근 급등하면서 5월 이후 강원랜드에 상대적으로 뒤졌던 주가상승률도 거의 같아졌다.

○정부 정책 따라 울고 웃어

강원랜드는 내국인이 주로 드나드는 카지노를, 파라다이스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각각 운영한다.

하지만 내국인이냐, 외국인이냐를 떠나서도 두 회사의 고객은 성격 자체부터 다르다.

강원랜드는 일반 국민을 상대로 영업한다. 당연히 고객도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강원랜드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온 가족이 즐거운 종합 리조트 강원랜드’라는 화면이 뜬다. 따라서 강원랜드가 많은 수익을 올린다는 것은 평범한 국민이 도박으로 돈을 잔뜩 잃고 있다는 뜻이다.

카지노를 허가한 정부는 규제도 한다. 정부는 강원랜드에 대해 수익 중 일부를 폐광 발전기금으로 내놓게 했다. 동시에 지나치게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없게 규제하고 있다.

반면 홍콩과 마카오 카지노 업체들과 경쟁하는 파라다이스는 VIP 고객 위주로 영업한다. 일본인과 성공한 재일교포, 중국 부유층 등이 파라다이스의 주요 VIP 고객이다.

파라다이스의 VIP 고객관리는 단순히 비행기 티켓과 숙식을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고객관리 전문 직원이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것이 파라다이스가 아시아 최고급 카지노라는 위상을 확보한 원동력이다.

많은 배당과 탄탄한 영업으로 승승장구하던 파라다이스 주가는 지난해 4월 6000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올해 초까지 침체를 보였다. 정부가 새로운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내년에 허용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파라다이스는 내년부터 새로운 경쟁자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 이래서 좋다

7월 골프장 개장으로 하루 평균 200명의 새로운 방문자가 생겼다. 아직 카지노 영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잠재적인 VIP 고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내년 말 스키장까지 개장하면 종합리조트의 면모를 갖추게 돼 수익성이 좋아질 전망이다.(한양증권 김태형 연구원)

○파라다이스, 이래서 좋다

수십 년 동안 쌓아온 VIP 고객관리 노하우로 볼 때 경쟁업체가 한두 개 더 생겨도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주당 배당금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도 강점이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시가 기준 배당률이 4%를 넘는다. 회사가 배당을 더 많이 할 가능성이 높아 안정적인 고배당 가치주로 평가할 수 있다.(우리투자증권 이왕상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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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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