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피플]설계사무소 희림 이영희 회장

  • 입력 2002년 4월 9일 17시 14분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일이기에 도전합니다.”

국내 굴지의 건축설계사무소 ‘희림’을 이끄는 이영희(李永熙·64·사진) 회장의 철학은 독특하다.

70년 설립돼 현재 350명의 직원을 거느린 희림의 사사(社史)에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유난히 많은 것은 이 회장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이다.

97년 업계 최초로 ISO 9001 설계 감리부문 인증을 따냈고 2000년 역시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등록했다. 현재도 희림은 건축설계사무소 중에선 유일한 코스닥 등록업체다.

희림 설계진을 거친 건축물은 대부분 현대 한국 건축의 명물로 인정받는다. 서울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 강남구 삼성동 ASEM빌딩과 무역센터,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등이 모두 희림의 작품.

최근에는 국제 설계 공모로 진행된 중국 시안(西岸) 하우징프로젝트에 당선돼 조만간 본계약을 맺는 성과도 올렸다.

그동안 따낸 건축 관련 수상 기록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각종 상패가 이 회장 집무실 한쪽을 가득 메울 정도이다.

그런데도 이 회장의 행보는 멈추지 않을 기세다. 이번에는 부동산개발사업에 뛰어들기로 한 것.

“미국 일본 등 선진국 건축설계사무소는 이미 부동산개발사업을 병행하는 게 일반화돼 있습니다. 이제 국내에도 이런 관행이 뿌리내릴 때가 됐습니다.”

첫 작품이 인천국제공항 바로 앞에 들어서는 복합기능 쇼핑몰 ‘에어 조이’.

현재 임대분양 중인 이곳에는 판매점과 음식점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밀랍인형 제작 전시업체인 ‘마담 투소’, 세계 4대 레스토랑체인인 ‘카우너빌’ 등을 유치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9층, 연면적 1만9000평 규모로 지어질 건물 전면부에 투명 유리를 붙여 건물 자체를 관광상품화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앞으로 수도권 일대에 조성될 택지지구 개발사업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미답의 영역을 개척하는 이 회장의 노익장이 기대된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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