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전망대]김대호/현대 자구안 시장은 어떻게 볼까

입력 2000-08-13 23:37수정 2009-09-2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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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鄭周永)전 현대명예회장은 틈이 날 때마다 “시련은 있어도 좌절은 없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유동성위기를 맞고 있는 현대의 운명은 이번 주 시장에서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현대측은 13일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을 내놓았다. 시장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자못 궁금하다. 현대가 시련을 딛고 다시 일어설 것인지, 아니면 좌절해버리고 말 것인지는 금주중 시장에서 윤곽이 잡힌다.

이승만 정부는 1953년 지리산 토벌용으로 대구와 거창을 잇는 다리를 건설하기로 했다. 업체의 호응이 없었다. 워낙 난공사여서 당시 기술과 장비로는 어려웠던 것. 이때 현대가 나타났다. 외국에서 새 장비를 수입하느라 돈이 거덜났다. 도중에 화폐 개혁마저 겹쳐 계약금이 날아가 버렸다. 부도 직전의 상황까지 몰렸다.

현대는 이 위기를 몸으로 막아냈다. 정주영 전 명예회장과 그 동생들인 인영(仁永) 순영(順永)회장이 살던 집까지 팔았다. 초대 가신그룹인 최기호(崔基浩) 김영주(金永柱)씨도 재산을 다 내놓았다. ‘좌절은 없다’는 현대의 자신감은 이러한 뼈를 깎는 노력과 희생정신에 토대를 둔 것이다. 그때 만들어진 다리가 고령(高靈)교이다. 지금도 낙동강 상류에서 현대의 전설을 품은 채 웅장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이번에 나온 자구안에는 현대의 이러한 정신이 별로 반영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유가 상승도 금주의 큰 이슈. ‘저물가―저금리’의 정책기조를 깨뜨릴 수도 있는 변수이다. 진념(陳稔)새 경제팀의 행보 역시 주목거리. 국민의 정부의 새 정책 방향이 드러날 것이다. 장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재계와의 대화재개 여부가 특히 관심거리이다. 곧 발표될 ‘친(親)시장 정책’도 관심거리. 공정위의 4대그룹 부당내부거래 조사는 16일 시작된다.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벤처대책 △개성공단 후속조치 △정주영 전 명예회장 건강 △김우중(金宇中)전 대우회장 기소여부 등도 이슈이다.

<김대호기자>tige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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