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초보탈출]선물을 알자

  • 입력 2000년 6월 21일 18시 54분


주식시장에 불안심리가 짙게 깔리다보니 선물시장 움직임에 따라 주가가 춤추는 현상이 최근 종종 나타나고 있다.

지난 19일의 주가흐름이 단적인 예. 이날 외국인들은 주가지수 선물시장에서 2000계약을 매수했다가 당일 오후 처분했다. 삽시간에 ‘외국인들이 증시를 낙관하고 있구나’하는 인식이 퍼져 종합주가지수는 한때 777까지 올랐다가 갑작스런 매도소식에 급락세로 돌아서고 말았던 것.

증권전산 단말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기관투자가들의 프로그램 매수(매도)동향도 투자자들의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주가지수 선물에 밝지 않은 투자자들은 그저 프로그램 매수(매도)가 많다는 것을 단순한 호재(악재)로 받아들이지만 그 내용을 따져봐야 한다.

프로그램 매매는 크게 두 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현물과 선물가격 사이의 격차를 이용해 무위험 차익을 노리는 차익거래, 다른 하나는 단순히 짧은 시간에 주식을 매매하기 위한 비차익거래다.

차익거래란 선물가격(예컨대 2000년 9월물 현재가)이 현물가격(KOSPI 200)보다 훨씬 높아질 경우 값비싼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두는 것. 이같은 거래로 두 가격의 차이가 좁혀지면, 즉 싸게 사둔 현물가격이 오르면 반대방향의 거래로 차익을 남기게 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선물이 현물보다 저평가되면 선물을 사고 현물을 파는 것도 차익거래.

차익거래 목적의 프로그램 매매는 언젠가 반대방향의 매매가 이뤄지는 기술적 도구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크게 동요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비차익거래 목적의 프로그램 매매는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이 때의 프로그램 매매는 많은 주식을 일시에 사거나 팔 때 컴퓨터에 미리 수량과 가격을 입력해 ‘바스켓’으로 주문을 내는 것. 따라서 본질적으로 일반 주식투자와 성격이 같다. 대량의 비차익거래 프로그램 매도가 나올 때는 기관들이 장을 나쁘게 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프로그램 매매도 단순하게 볼 것이 아니라 그 중 비차익거래가 얼마나 되는지 뜯어봐야 남들보다 한 발 앞설 수 있다는 것이다.(도움말〓하나경제연구소 장세현 연구위원)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