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et]「제안여왕」뽑힌 삼성전관 김은주씨

  • 입력 1997년 7월 14일 20시 17분


『시간을 갖고 찬찬히 살펴보면 우리 주변은 온통 뜯어고칠 것 투성이입니다. 불편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곧 제안의 시작이죠』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14일 개최한 「97 제안―소집단활동 전국대회」에서 제안여왕으로 뽑힌 삼성전관 부산LCD사업장의 金銀珠(김은주·21)씨. 김씨가 지난해 쏟아낸 제안은 무려 6백건이나 된다. 94년 입사후 3년여동안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작업장과 기숙사를 오가다 같은 공정에서 일하는 선배 언니와 제안내기 시합을 벌인 것이 「눈에 불을 켜고」 제안거리를 찾게 된 계기가 됐다. 김씨가 이 회사에서 맡은 일은 노트북 모니터 크기로 재단된 유리판에 배향막(背向膜)용액을 입히는 것. 김씨는 작업지시서에 쓰인 대로 용액을 분사하면 유리판을 적시고도 흘러내리는 용액이 많다는 것에 착안, 분사압력을 반으로 줄여 용액의 낭비를 없앴다. 이 작업지시서는 일본 메이커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직원 누구도 감히 개선 대상으로 여기지 않았던 것. 김씨의 제안으로 이 공정에 투입되는 수입용액 양이 반으로 줄어 연간 1억3천만원을 아낄 수 있었다. 김씨는 다른 여직원과 달리 기계가 고장나면 꼭 옆에서 수리과정을 지켜본다. 간단한 고장은 직접 고치는 것이 불편을 줄일 수 있고 제안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장이 자동화될수록 제안거리는 많아집니다. 직원들의 손이 편해지면 그만큼 머리를 쓸 여지가 많아지거든요』 〈박내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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