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광고업계 연말 '대행권' 몸살

  • 입력 2001년 12월 19일 18시 52분


모두가 차분하게 한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그러나 광고업계는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진행되는 경쟁 프리젠테이션(PT) 때문이다.

광고주가 기획안을 심사해 새 대행사를 선택하는 경쟁 PT에서 탈락하면 당장 내년에 먹을 ‘양식’이 줄어든다. ‘대어급’을 놓치는 경우엔 순식간에 업계 순위가 추락하기도 한다.

연말에 새 광고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오는 이유도 바로 경쟁 PT 때문. 광고인들은 남들이 망년회로 바쁠 때 기획안을 들고 날밤을 새우고 있다. 최근 광고계 최대의 뉴스는 금강기획이 18년간 맡아왔던 현대자동차 광고대행건이 ‘매물’로 나온 것.

현대차 광고대행권은 일단 전체가 아니라 기업홍보와 관련된 부분(전체의 20%인 200억원 가량)만이 공개PT에 부쳐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광고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가 경쟁을 통해 광고대행사를 선정하기는 83년 금강기획 설립 이후 처음이다.

또한 이것을 시작으로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한국철도차량 등 현대차의 자동차 계열사들도 경쟁 PT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져 여러 대행사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실제로 최근 150억원의 대행권을 공개시장에 내놓았다.

현대자동차의 대행권을 놓고 프리젠테이션을 하게 된 업체는 금강기획과 제일기획, 그리고 신생 업체인 SM애드. SM애드는 SBS프로덕션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대대적인 광고전략을 준비중인 한국타이거풀스도 200억원 규모의 광고를 집행할 대행사를 찾고 있다.

하나은행과 해태제과는 대행권을 놓고 국내의 주요 광고회사들이 격전을 벌인 케이스. 하나은행은 3년 계약에 광고액 600억원이라는 조건이 매력포인트였다. 19일 현재 거의 오리콤으로 방향이 전해졌다는 관측. 해태제과는 해태그룹의 계열사였던 코래드가 완전히 외국계로 바뀌자 말을 갈아탔다.

삼보컴퓨터와 한국타이어는 여러 대행사에서 분담하던 대행권을 한곳에 몰아준 경우. 때문에 DYR코리아(삼보컴퓨터)와 웰커뮤니케이션스(한국타이어)에서는 함박웃음이 터졌다.

이밖에 현재 외국업체로의 인수나 합병이 진행중인 업체들에게도 군침을 흘리는 광고대행사들이 많다. 올 초에는 르노삼성자동차와 신세기통신의 광고대행권이 소유권 변경에 따라 각각 웰콤과 TBWA코리아에 돌아갔다. 현재 합병을 앞두고 있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GM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대우차동차 등에 많은 광고회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올 연말 광고업계 주요 경쟁 프리젠테이션
광고주연간 취급액프리젠테이션 경쟁사/진행상황
현대자동차 200억원금강기획, 제일기획, SM애드
현대카드 150억원웰콤 오월커뮤니케이션, 금강아트라스, 화이트커뮤니케이션, 코래콤
타이거풀스 200억원대행사 모집중
하나은행 200억원(3년 600억원으로 계약)대홍기획, 오리콤, 웰콤
삼보컴퓨터 150억원DYR코리아가 수주
해태제과 100억원LG애드, 휘닉스컴, 화이트커뮤티케이션 3사가 공동 수주
한국타이어 70억원웰콤이 수주
엔씨소프트 30억원오리콤이 수주
(자료:관련업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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