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녹화사업'은 全전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

  • 입력 2002년 2월 19일 18시 05분


1980년대 초 보안사령부(현 기무사령부)가 운동권 학생들을 강제 징집해 프락치 활동 등을 강요한 ‘녹화사업’의 입안은 당시 전두환(全斗煥)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관계자의 진술이 나왔다.

19일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따르면 당시 보안사 대공처장이었던 최경조씨(64)는 지난해 12월 위원회에 나와 “82년 청와대에서 보안사 간부들 만찬을 할 때 전 대통령이 (운동권 입대자들이 불온낙서를 쓰고 있다는) 군내 상황을 듣다가 ‘야, 최경조, 너 인마 뭐하는 거야’라며 혼을 내는 말을 듣고 보안사가 정화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에서 교육계획(녹화사업)을 세웠다”고 진술했다.

진상규명위 관계자는 “최씨는 대통령의 그 말을 지시로 받아들였다고 진술했다”며 “하지만 지난해 12월 당시 보안사령관이었던 박준병(朴俊炳)씨를 소환 조사했을 때, 박씨는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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