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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25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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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홍주(玄鴻柱·로펌 ‘김&장’ 고문변호사) 전 주미대사는 25일 조지 W 부시 새 공화당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소개했다. 정권교체기에는 미국도 국정 공백기간이 상당히 길다는 얘기였다.
그렇다면 이 공백기에 한국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91년 2월부터 93년 4월까지 주미대사로 일하면서 당시 부시 공화당정부가 빌 클린턴 민주당정부에 의해 교체되는 과정을 지켜봤던 그는 “한미간 외교인맥을 형성하고 양국 현안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권교체기 현안부터 챙겨야▼
미국통으로 꼽히는 그는 또 한국정부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부시 대통령 당선자와의 한미정상회담을 조기에 성사시키려는 데 대해서도 “과거 비민주적 군사정부 때처럼 이를 조급하게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미국은 법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며, 정신 없는 교체기에도 무역마찰 등 법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한미간 현안이 없는지 우선 철저히 점검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YS 정상회동 고집 일정 망쳐▼
외교당국자들은 언제나 “대통령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국익을 외면하는 일이 없는지 대승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하고 “한 예로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길에 클린턴 대통령과의 회동을 고집하는 바람에 다른 중요한 외교일정을 망친 일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현 전대사는 이어 “지금 정부가 부시행정부 내에 인맥이 없다고 걱정하거나 조바심 낼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미국은 ‘국가 대 국가’ ‘자리 대 자리’로 상대해 나가면 되고 오히려 정권교체기마다 등장하는 사이비 로비스트들에게 이용당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라이스 안보보좌관 주목1순위▼
그는 ‘부시정부의 인물 중 가장 주목해야 할 사람을 누구로 보느냐’는 질문에 “백악관 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콘돌리자 라이스 스탠퍼드대 교수를 90년에 처음 만났는데 ‘한치의 빈틈도 없는 똑똑한 여자’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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