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말 속뜻]김덕룡대표 "解弦更張 소망한다"

  • 입력 2005년 1월 3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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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울 강서구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당 상임운영위원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표(왼쪽)와 김덕룡 원내대표. 두 사람은 4개 쟁점 법안 처리 문제에 관해 이견을 보여 왔다. 김동주 기자
3일 오전 서울 강서구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당 상임운영위원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표(왼쪽)와 김덕룡 원내대표. 두 사람은 4개 쟁점 법안 처리 문제에 관해 이견을 보여 왔다. 김동주 기자
“금년은 해현경장(解弦更張)의 해였으면 하는 소망이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가 3일 오전 당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던진 말이다. 그는 “‘거문고 줄을 풀어서 다시 맨다’는 뜻인데 개혁이 필요할수록 거문고 줄을 풀어서 다시 매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직접 뜻풀이까지 했다.

4개 쟁점 법안의 처리 문제로 당내 강경파들에게서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그의 처지를 고려하면 거취를 암시한 듯도 하지만 정확한 의미를 둘러싸고는 당 내에서 해석이 분분했다. 한 당직자는 “용퇴 가능성과 임기 마무리 의지를 동시에 담은 중의적 표현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 주변의 말을 종합하면 원내대표직을 계속하겠다는 쪽에 더 무게가 쏠린 것처럼 보인다.

우선 그가 ‘해현경장’을 ‘(기존의) 거문고 줄을 고쳐 맨다’는 방향으로 해석한 것이 그렇다. 이 말이 유래된 한서(漢書) 동중서전(董仲舒傳)에는 김 원내대표가 소개한 해석도 있지만 “거문고 줄이 낡으면 새 줄로 바꿔야 한다”는 해석도 들어 있다.

그는 이 말을 하기에 앞서 측근들에게 심기일전의 뜻을 내비쳤다고 한다. 한 원내부대표는 “김 원내대표의 표정이 ‘해현(거문고 줄을 푼다)’보다는 ‘경장(다시 고쳐 맨다)’ 쪽에 가까운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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