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선 사각턱을 강조한다? 한·미 윤곽성형 유행 차이는

  • 입력 2016년 2월 22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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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 각져도 뒤통수 나오고 안면 좁아 ‘큰얼굴’ 효과 덜해
한국, 뼈는 깎고 필러로 동안 만드는 게 대세

성형수술은 지극히 프라이빗한 영역에 속한다. 어떤 수술이 얼마나 행해지고 있다는 구체적 데이터는 얻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주변의 시술 케이스, 해당 국가의 문화적·미적 코드 등을 통해 지레짐작할 뿐이다. 이렇다보니 성형강국으로 불리는 한국과 미국에서 이뤄지는 성형수술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최근 국제미용성형수술협회(International Society of Aesthetic Plastic Surgery)는 세계 성형외과 의사를 대상으로 ‘세계 성형 대국 순위’를 묻는 조사를 실시했다. ‘성형 인기가 많은 국가’로는 미국이 20.1%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이어 브라질(10.2%), 일본(6.2 %) 순이었고 한국은 4.8%로 4위를 차지했다. 한국과 미국은 각각 아시아권과 서구권을 대표하는 성형강국인 셈이다.

각각 미의 기준이 다르다보니 이뤄지는 성형수술은 비슷해도 어떤 얼굴을 만들어내느냐의 차이가 존재한다.

한국에선 과거처럼 서양인을 닮고 싶은 마음에 수술대에 눕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미의 기준이 획일화돼 찍어낸 듯한 정석 미인의 인기가 여전하다. 큰 눈, 우아한 곡선을 이루는 이마와 코 라인, 살짝 들린 콧구멍, 갸름하고 날렵한 V라인 등을 갖춰야 예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미국의 경우 인종과 문화가 한데 어우러져있다보니 하나의 기준을 세우고 획일화하지는 않는다.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많은 미국에선 단연 지방흡입수술·가슴확대수술 등 체형성형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한국이나 미국이나 ‘안면윤곽’을 포기하지 못하는 게 공통점이다. 단지 ‘어떤 형태로 손보느냐’의 차이다. 이목구비를 한데 담은 얼굴형은 어떤 형태를 띠고 있느냐에 따라 이미지를 전혀 다르게 만든다. 서양인은 광대가 발달되고 볼이 움푹 들어간 역삼각형얼굴을 ‘미의 삼각형’(triangle of beauty)으로 부르며 이상적인 얼굴형으로 쳐주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한국 사람은 광대가 발달되지 않은 계란형 얼굴에 통통한 볼살을 지닌 동안 얼굴을 원한다.

이렇다보니 양국의 윤곽성형은 취향 차이가 수술법에 드러난다. 한국에서의 윤곽성형은 말 그대로 ‘뼈를 깎는’ 고통을 수반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미국은 뼈대를 더 크고 굴곡지게 만드는 게 대세다.

양병은 한림대 성심병원 구강외과 교수는 “최근 서구권에서는 양악수술로 오히려 뼈 모양을 크게 만들어 윤곽을 강렬한 이미지로 만드는 게 대세를 이루고 있다”며 “인공보형물을 본래 뼈에 붙여 뼈 크기를 늘리고 턱 등에 보형물을 삽입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수술을 받고도 서양사람들의 얼굴이 작아보이는 것은 동양인에 비해 얼굴 면적 자체가 좁고 뒤통수가 동그랗고 긴 장두형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어서다.

미국에서는 한국에서 선호되는 작고, 갸름하고, 턱이 매끈한 날렵한 예쁜 얼굴을 오히려 부정적으로 보는 탓이다. 문화적으로 ‘작은 얼굴은 뇌가 작은 사람’으로 여겨 자칫 머리가 나쁘다는 이미지로 연결되는 경우도 흔하다.

한국에서는 소위 ‘돌려깎기’가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오히려 ‘3종 보형물 삽입’이 인기다. 굴곡진 얼굴선을 살려 입체감을 줘야 섹시한 얼굴로 여기는 것이다. 3종 보형물 삽입은 △무턱보형물(Chin implant) △옆턱보형물(Jaw implant) △광대보형물(cheek implant) 등을 일컫는 말이다.

앞 턱이 짧은 무턱은 자칫 세련미가 떨어지는 인상을 만들고 구강이 돌출된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어 보형물 등으로 턱의 길이를 늘여준다. 무턱보형물 시술은 한국에서도 은근히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무래도 보형물보다 간단히 주사로 이뤄지는 ‘무턱필러’가 훨씬 인기다. 무턱필러는 흔히 ‘V라인 필러’로 불리며 보형물에 비해 뾰족한 턱끝을 연출할 수 있어 한국인이나 중국인이 선호한다. 이에 비해 미국인이 선호하는 무턱보형물 시술은 턱끝의 뾰족해보임이 덜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옆턱보형물은 날렵한 턱을 각지게 만들어 강직한 인상을 만든다. 삽입된 보형물이 뚜렷한 옆 턱선을 연출한다. 한국에서는 각진 옆턱을 안면윤곽수술 중 하나인 ‘사각턱수술’로 제거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미국 등에서는 이같은 라인을 형성하기 위해 보형물을 삽입하는 데에서 큰 차이가 난다. 양 교수는 “목과 얼굴선이 잘 구분되지 않는 사람이 옆턱보형물 성형을 받게 되면 얼굴 윤곽이 확연히 드러나고, 뼈와 보형물을 덮는 조직 면적이 늘어나 시술 전보다 얼굴선이 팽팽해지는 부수적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광대보형물은 얼굴의 입체감을 살리는 시술의 정점으로 볼 수 있다. 아무리 앞에서 본 얼굴면적이 좁아도 볼륨감 없게 밋밋하면 인상이 빈약해 보이기 쉽다. 서구에서는 미소를 완성하는 포인트를 ‘광대뼈’로 보고 이 부위에 보형물을 삽입해 도톰하게 올라오게 만드는 게 주종을 이룬다.

한국에서는 돌출된 광대뼈를 작게 만드는 시술이 성행하고 있다. 울퉁불퉁한 얼굴선을 질색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어서다. 특히 여성은 기가 세 보이는 광대뼈를 콤플렉스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국내 성형외과 의사들은 광대뼈가 두드러져 강해 보이는 얼굴은 옆광대와 앞광대가 모두 발달했기 때문으로 본다. 억세 보이는 인상을 주는 부위는 옆 광대에 해당되며, 오히려 앞 광대가 적당히 살아나면 한층 입체적이고 볼륨감이 느껴지는 작은 얼굴로 완성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이유로 최근엔 옆광대뼈는 축소시키되, 앞광대를 살리기 위해 얼굴 전면에 필러를 주입해 어려보이는 이미지를 만드는 시술이 유행을 타고 있다.

글/취재 = 동아닷컴 라이프섹션 정희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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