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 글로벌 폐암 시장 ‘게임 체인저’로 부상

  • 동아일보

[Bio 의약]유한양행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유한양행 제공
유일한 박사는 1926년 ‘가장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라는 기업 이념으로 유한양행을 설립했다. 그로부터 100년이 흐른 지금 그 정신은 전 세계 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로 이어지고 있다.

렉라자의 글로벌 여정은 2018년 세계적인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에 약 1조40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LO)을 성사시키며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이는 당시 국산 단일 신약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으며 유한양행의 안목과 기술력을 세계 무대에 증명한 사건이었다. 이후 2021년 국내 출시된 렉라자는 2023년 1차 치료제로 허가 범위를 확대하며 폐암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보험 급여 적용 전까지 환자들에게 약제를 무상 공급한 ‘EAP(무상공급 프로그램)’는 창업자인 유일한 박사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렉라자는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높은 문턱을 넘으며 한국 제약산업의 위상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2024년 존슨앤드존슨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의 병용 요법으로 FDA 승인을 획득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과를 넘어 대한민국이 ‘제약 변방’에서 ‘신약 강국’으로 도약했음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렉라자, 환자 삶의 질까지 고려한 기술력


유한양행이 개발한 렉라자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 ‘3세대 EGFR TKI(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다. 정상 세포는 최대한 보존하면서 내성이 생긴 변이 암세포와 뇌 전이 암세포만을 골라 정밀 타격한다. 치료 효율성뿐만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도 세심하게 고려했다. 변이된 EGFR에는 강하게 반응하되 정상 세포에는 영향이 적은 높은 ‘선택성’을 확보함으로써 기존 항암제의 고질적 부작용인 피부 발진이나 설사 등의 발생 빈도를 획기적으로 낮췄다. 결국 렉라자는 강력한 치료 효과와 낮은 부작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글로벌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렉라자는 폐암의 주요 전이 경로인 ‘뇌’ 전이 환자에게 탁월한 효과를 입증했다. 우리 몸에는 뇌를 보호하는 뇌혈관장벽(BBB)이라는 막이 있어 약물 통과가 어렵지만 렉라자는 이 장벽을 효과적으로 투과해 뇌로 전이된 암세포까지 직접 공격할 수 있는 강력한 투과력을 가졌다. 이러한 임상적 유효성은 글로벌 시장에서 렉라자가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병용 약물 ‘리브리반트’ SC 제형 승인, 글로벌 성장의 가속화


2025년 12월 렉라자와 같이 처방되는 리브리반트의 SC(피하주사) 제형이 미국 FDA로부터 월 1회 투약 용법을 승인받으며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강력한 발판을 마련했다.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은 5시간에 달하는 긴 투여 시간과 높은 주입 관련 반응(IRR, 약 67%) 발생률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반면 이번에 승인된 SC 제형은 투여 시간을 단 5분으로 단축하고 부작용 발생률을 13∼14% 수준으로 낮추는 등 안전성과 편의성 면에서 혁신적인 개선을 이뤄냈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유한양행의 다짐

이 같은 성공은 유한양행의 전사적인 역량 집중과 10여 년간의 끈기 있는 투자가 뒷받침된 결과다. 외부 우수 기술을 적극 수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은 유한양행이 R&D 중심의 글로벌 신약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렉라자의 성공으로 창출된 수익은 미래를 위한 차세대 파이프라인에 집중 재투자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제2, 제3의 렉라자’를 탄생시키기 위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MASH) 치료제 ‘YH25724’와 이중항체 항암제 ‘YH32367’은 물론 글로벌 시장의 기대를 모으는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 및 HER2 양성 고형암 치료제 ‘YH35995’ 등 항암과 대사·면역질환을 아우르는 글로벌 임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지난 100년의 정직과 신뢰가 응축된 렉라자의 결실을 발판 삼아 인류의 생명을 구하는 ‘글로벌 톱 50 제약사’로서 새로운 100년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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