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음식을 반복 하고 섭취 열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식사 루틴’이 체중 감량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이는 바나나나 방울토마토처럼 특정 음식만 먹는 극단적인 단일 식단의 효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심리학회(APA)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건강 심리학(Health Psycholog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동일한 식단을 반복하거나 칼로리 섭취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등 식사 패턴이 규칙적인 사람일수록, 다양한 음식을 매번 바꿔 먹은 사람보다 12주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서 더 큰 감량 효과를 보였다.
연구를 이끈 비영리 독립 연구기관 ‘오리건 연구소(Oregon Research Institute)의 샬럿 해거먼 박사는 “오늘날의 식품 환경에서는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과 자기 통제가 필요하다”며 “식사에 루틴을 만들면 이러한 부담을 줄이고, 건강한 선택을 더 자동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드렉셀대학교의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 참여한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 112명의 식사 기록과 체중 변화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모바일 앱을 통해 매일 섭취한 모든 음식과 무선 체중계로 매일 측정한 체중을 기록했다.
연구진은 데이터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참가자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음식 섭취 기록에 참여하는 경향이 있는 첫 12주 동안의 자료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에서는 식단의 ‘일상화 정도’를 두 가지 기준으로 평가했다. 첫째는 칼로리 안정성으로, 하루 또는 주중과 주말 사이에서 섭취 열량이 얼마나 변동하는지를 측정했다. 둘째는 식단 반복성으로, 같은 음식이나 간식을 얼마나 자주 반복해서 섭취했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같은 음식을 반복해서 먹는 비율이 높을수록 체중 감량 효과가 큰 경향을 보였다.
전체 식사의 50% 이상이 기존에 먹던 음식으로 이뤄진 참가자들은 3개월 동안 평균 체중의 5.9%를 감량한 반면, 매번 새로운 음식을 선택한 비중이 높은 그룹은 4.3% 감량에 그쳤다.
또한 하루 섭취 칼로리의 변동 폭이 클수록 체중 감량 효과가 떨어졌다. 하루 섭취 열량의 변동이 100㎉ 증가할 때마다, 체중 감량률은 약 0.6% 감소했다.
반대로, 새로운 음식 비율이 10%포인트 줄어들수록 체중 감량률은 약 0.5%포인트 증가했다.
즉, 덜 바꾸고 더 반복할수록 체중 감량 효과는 컸다.
연구진은 자주 먹는 음식을 정해두고 일정한 칼로리 섭취량을 유지하는 등 식단을 단순화하는 것이 체중 감량 습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식단의 다양성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 연구와 다소 상충하는 측면도 있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들이 과일과 채소 등 건강 식품군 내에서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전반적인 식단 다양성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특정 음식의 효과가 아니라, 식사 선택을 단순화하는 전략에 있다. 연구진은 반복적인 식단이 음식 선택 과정에서 발생하는 ‘선택 피로’를 줄여, 건강한 식습관을 더 쉽게 유지하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드렉셀대 연구 조교수이기도 한 해거먼 박사는 “만약 우리가 더 건강한 식생활 환경에서 살았다면, 사람들에게 가능한 한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도록 장려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대의 식생활 환경은 너무나 문제가 많다”며 “차라리 영양소의 다양성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건강한 선택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반복적인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는 바나나나 방울토마토 같은 특정 음식만 반복 섭취하는 방식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단일 식품 다이어트는 단기적으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영양 불균형과 지속 가능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결과일 뿐,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연구 대상의 85%가 중년 여성(평균 연령 약 52세)이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다른 집단에서도 일반화될 수 있는지도 불확실하다고 연구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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