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가 올해 과학계 화제의 인물 10인으로 꼽은 아기 KJ 멀둔. 체내 단백질을 제대로 분해하지 못하는 희귀 질환을 앓고 있던 멀둔은 생후 6개월에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치료를 받아 병을 극복했다. 네이처, 미국 필라델피아 병원 제공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올해 과학계 화제의 인물 10인을 선정해 8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네이처는 기초 과학, 공중보건, 의학,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계 인물을 선정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규모의 경제로 나아가던 인공지능(AI) 시장에 ‘가성비’의 가능성을 증명한 중국 딥시크의 량원펑 최고경영자(CEO)다. 네이처는 그를 ‘기술 혁신가’라고 표현하며 “딥시크는 여러 면에서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의학 분야에서는 최연소 인물이 선정됐다. 단백질 합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를 소변으로 배출하지 못하는 희귀 질환을 갖고 태어난 아기 KJ 멀둔이다. 아직 두 돌이 채 되지 않은 KJ 멀둔은 생후 6개월에 유전자를 교정하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질병을 치료했고, 맞춤형 유전자 편집 치료를 받은 최초의 사람으로 기록됐다. 또 다른 인물인 세라 타브리지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교수는 유전질환인 헌틴턴병의 진행을 늦추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기초 과학 분야에서는 세계 최대 남반구 탐사 관측 망원경인 칠레의 베라 루빈 천문대의 망원경 개발을 이끈 토니 타이슨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UC 데이비스) 교수, 유인 심해잠수정으로 북서 태평양의 해구를 탐사해 최대 9553m의 심해에서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한 멍란 두 중국과학원(CAS) 심해과학공정연구소 연구원이 선정됐다.
이팻 메르블 이스라엘 바이츠만과학연구소 교수는 세포 내에서 단백질을 분해하는 소기관인 프로테아좀이 면역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자국의 연구 진실성 문제를 밝혀 과학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친 아찰 아그라왈 인도 라이푸르 인도연구관찰(IRW) 창업자도 선정됐다.
공중보건 분야에서는 브라질의 모기 매개 감염병을 줄이는 데 기여한 루시아누 모레이라 오스왈두 크루스 재단 농업 연구자, 세계 최초의 팬데믹 대비 조약을 성사시킨 프레셔스 마초소 남아프리카공화국 전 보건부 장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부당한 백신 정책에 맞서다 해임된 수전 모나레즈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전 국장이 선정됐다.
네이처는 “한 해 동안 일어난 중요한 과학적 동향과 발견을 선정하고 그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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