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시대] 미래 모빌리티 핵심 '전동화와 SD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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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4월 9일 1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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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전기차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전동화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자동차 엔진과 소재, 부품뿐만 아니라 동력을 보충하는 방식까지 기존과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수한 의문점이 생겨납니다. 이에 IT동아는 전기차의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살펴보는 ‘EV(Electric Vehicle) 시대’ 기고를 격주로 연재합니다.
출처=엔바토엘리먼츠

흔히 섀시라 불리는 차대 위에 엔진과 변속기, 탑승 공간을 마련한 ‘쇠로 만든 탈 것’이 과거 모빌리티의 모습이었습니다. 이제 각 제조사는 바퀴 달린 전자제품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은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를 앞다퉈 제시하고 있지만, 이러한 변화는 아직 눈앞에 도래하지 않은 미래의 비전입니다. 이 가운데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전 세계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차량의 전동화와 더불어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 개념을 통해 새로운 모빌리티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SDV 기반 자동차 이미지 / 출처=현대차
SDV 기반 자동차 이미지 / 출처=현대차

SDV 기반 모빌리티 개념의 이해는 차량에 장착된 내비게이션 업그레이드 과정을 생각해 보면 쉽습니다. 목적지 주변 정보와 과속 방지 카메라 신규 설치 등 수시로 변하는 다양한 도로 교통 환경을 내비게이션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최신 정보로 세팅하는 과정을 1단계 수준인 SDV 1.0으로 보면 됩니다.

단순한 내비게이션 업데이트로 시작된 SOTA (Software Over The Air) 개념은 한층 발전된 FOTA (Firmware OTA) OTA 기술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브레이크 기능과 주행거리 설정, 배터리 용량 조절 등 폭넓은 기능 개선이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SDV를 중심으로 하는 미래 모빌리티 변화는 이미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의 행보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독일 폭스바겐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해 클라우드 기반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르노 그룹의 루카 데 메오(Luca de Meo) CEO는 ‘SDV가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대변할 것’ 이라며 자사 차량인 클리오, 조에, 메간 E-테크 등에 장착된 이지링크(EASY-LINK)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통해 FOTA기반의 원격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르노 이지링크 서비스 / 출처=르노자동차

차량 전동화 전환에 따른 플랫폼 변화와 함께 첨단 기술이 속속 적용되면서 차량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전자제어 장치 ECU(Electronic Control Unit)의 개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또한 지금의 차량과는 확연히 다른 개념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의 중앙집중식 방식에서 차량을 각각의 구역별로 제어하는 SDV 4.0으로 진화하는 것입니다.

향후 SDV 모빌리티는 크게 연결성, 자율기능, 맞춤화 등 3가지 방향으로 기존의 모빌리티와 차별점을 형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OTA를 통한 지속적인 차량 업그레이드,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을 중심으로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적용 등 소프트웨어를 통한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로 맞춤형 환경을 구현하며, 각각의 모빌리티가 사용자의 개성과 정체성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SDV의 개념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앞서 언급한 차량용 내비게이션 업데이트와 더불어, 최근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월 구독 방식의 OTT 서비스를 떠올려 보시기를 바랍니다. 최근 자동차 회사들의 구독 서비스 제공 방식과 유사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 포르쉐, 아우디, 캐딜락 등이 OTA 업그레이드 ‘구독 (Subscription)’ 모델을 운영 중이며, 자율주행, 주차 보조, 주행거리 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월·연간 단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도 위와 유사한 구독 서비스를 통해 차량의 가속력 증가, 자율주행 기능 등의 추가 옵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해당 구독 서비스는 2025년까지 회사매출의 약 14%를 차지할 전망일 정도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입니다. 이 같은 구독 모델 시장은 2030년까지 200억 달러 (약 2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이동의 가치를 경험하는 모빌리티 시대로 접어들면서, 다수 차량 중 자신이 원하는 모델을 고르는 방식은 이제 과거의 일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나의 차량에 사용자 필요에 따라 구성을 추가하는 SDV 기반 모빌리티의 등장은 사용자 이동 경험 영역의 확장으로 이어지며 모빌리티의 또 다른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글/ 노재승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

노재승 교수는 영국 왕립예술대학(Royal College of Art)에서 디자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이자 휴머나이징 모빌리티 디자인 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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