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상공 정체전선이 ‘거대 물주머니’ 터뜨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8일 23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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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역에서 교대역 가는 방향 중간. 진흥 아파트 앞. 밤 11시 상황. 전영한 기자
강남역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역에서 교대역 가는 방향 중간. 진흥 아파트 앞. 밤 11시 상황. 전영한 기자
8일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이유는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와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만나 만들어진 ‘정체전선’이 한반도 상공을 가득 메운 ‘물주머니’를 터뜨렸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최근 기압계 영향으로 한반도 상공에는 다량의 수증기가 모인 상태였다.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상하지 않은 채 한반도 남동쪽에 머물면서 시계방향으로 돌며 계속 남쪽으로부터 뜨겁고 습한 공기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한반도 상공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거대한 물주머니’가 되어있었던 셈이다. 이런 가운데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북태평양고기압과 충돌을 일으키며 비구름대(정체전선)가 발달했고, 이것이 한반도 상공의 물주머니를 터뜨린 것이다.

기상청은 이번 비가 장마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정체전선과 장마전선의 발생원리는 같다. 하지만 장마란 여름 초중기에 발생하는 특정 현상을 일컫는 용어”라고 설명했다.

이번 비는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반도 북동쪽에서 고기압이 발달해 기압계의 진로를 막는 일명 ‘블로킹’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체전선이 동쪽으로 빠지지 못하고 한동안 한반도 상공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11일까지 중부지방과 전라, 12일 충청과 전북, 13일 오전 충청에 비가 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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