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관절 ‘로봇 팔’, 의사의 섬세한 손동작 정밀하게 구현[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체험]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1-10-13 03:00수정 2021-10-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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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강경 수술 기구 ‘아티센셜’… 집도의 조작시 움직임 자유로워
일자형 기구로 어렵던 수술도 척척… 복강경-최소침습 수술 모두 대체
절개 최소화로 회복 기간 앞당겨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한층 업그레이드 된 스마트한 복강경이 나왔다. 일직선으로만 움직이던 복강경 팔이 이제 다빈치 로봇 수술처럼 360도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이 달려서 의사들이 편안하게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 본보 기자가 서울성모병원에 찾아가 복강경과 로봇수술이 복합된 의료기기인 ‘아티센셜’을 직접 체험해 봤다. 아티센셜의 작동 원리는 로봇팔이 움직이는 것과 비슷했다. 마치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로봇팔 조종 장난감처럼 생겼다.

로봇 수술에 사용되는 다빈치는 콘솔이라는 조종관에 들어가 로봇팔을 간접적으로 작동시키는 반면 아티센셜은 이러한 콘솔이 없이 수술자가 직접 의료기기를 손으로 잡아서 움직인다. 직접 만지다보니 수술부위가 딱딱한지 부드러운지 터치감도 느낄 수 있었다.

작동도 직관적이어서 실리콘 패드에 수술용 실과 바늘을 꿰매는 것까지 쉽게 성공할 수 있었다. 아티센셜을 이용해 최근 직장암 수술 및 충수절제술과 관련된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을 게재한 서울성모병원 외과 이윤석 교수를 만나 아티센셜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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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센셜은 어떤 의료기기인가.

“아티센셜은 기본 복강경이 업그레이드된 수술 기구다. 수술을 위해 인체 내부로 삽입되는 집게 부분이 다관절 구조로 돼 있어 수술자가 해당 관절 구조를 직관적으로 조종할 수 있다. 기존 복강경 수술 기구들은 집게 부분이 일자형으로 되어 있어 관절 동작이 불가능해 정밀한 수술동작이 어려웠다. 하지만 아티센셜은 로봇 기술 구현을 통해 다관절 다자유도 움직임이 가능하다. 기존 복강경 수술기구의 한계를 뛰어 넘은 제품으로 보면 된다.”

서울성모병원 외과 이윤석 교수가 관절 움직임이 가능한 복강경 아티센셜을 이용해 수술용 실과 바늘로 실리콘패드를 꿰매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직접 사용해보면서 느낀 장점은 무엇이었나.


“상하좌우 모든 방향으로 꺾이는 관절 성능으로 의사의 섬세한 손동작을 똑같이 구현해 정교하고 안정적인 수술이 가능하다. 관절 기능으로 각종 수술에서 움직이기 어려운 좁은 부위에도 접근이 가능하다. 수술 결과에도 반영돼 종양을 제거할 때 △출혈 최소화 △수술 시간 단축 △일자형 기구로 극복하지 못했던 해부학적 구조 극복 등의 장점이 있다. 또 아티센셜 수술은 수술 부위의 절개와 상처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수술 뒤에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수술로봇을 쓸 때는 느낄 수 없는 터치감이 있어서 수술부위 주위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로봇수술의 복잡한 장치가 빠졌다. 비용은 어떤가.

“2019년부터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입장에서는 로봇수술 수준의 서비스를 부담 없는 비용으로 받을 수 있다. 아티센셜은 주요 암 수술을 포함해 담낭수술과 같은 다빈도 수술과 DRG 수술(포괄수가제 수술) 등 국내 모든 수술에서 보험 적용이 된다.”

―기존 복강경이나 로봇수술을 대처할 수 있나.

“일자형 기구를 사용하는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 모두를 대체할 수 있는 수술이다. 아티센셜은 기존 일자형 기구의 불편한 점과 높은 비용과 터치감 전달 불가 등 수술로봇의 단점을 모두 개선한 제품이다. 대장항문, 위장관, 간담췌도,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등의 복강경 수술 뿐만 아니라 흉부외과, 갑상선 등 전 최소침습수술 분야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지난달부터 아티센셜이 DRG, 즉 포괄수가제에 포함된다고 하는데?

“외과 수술 중 DRG 수술에 포함되는 수술은 충수절제술(맹장수술), 탈장수술, 자궁 및 자궁부속기 수술이다. 아티센셜 수술기구가 지난달부터 이 질병군들에 대해 국민건강보험 적용이 됐다. 이전엔 이러한 수술에 사용되는 수술기구에 대해서 보험적용을 받을 수 없었는데, 아티센셜이 유일하게 보험적용을 받게 된 것이다. 다빈도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도 이제는 좀 더 좋은 기구로, 좀 더 좋은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뜻이다. 또한 이를 통해 임상적 데이터를 축적하고 연구를 진행해 우리나라 의료가 더 발전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마무리 말씀 부탁한다.


“조금만 알아보시면 국내 의료기기, 특히 수술기기들은 글로벌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절대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도 개발하지 못한 혁신의료기기가 한국에서 개발됐고 전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한국 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의료기기가 임상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세계로 뻗어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한국 의사들의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티센셜이 국내에서도 더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나아가 전 세계 환자들에게 사용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다관절#로봇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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