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 2030 유럽 산림전략 발표 …바이오매스로서 산림 활용안 제시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7월 19일 14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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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지난 14일 중장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12개 법안 입법 패키지인 ‘피트 포 55’(Fit for 55)를 발표했다. 이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다. 이와 함께 ‘2030 유럽 산림전략’도 발표됐다. 유럽연합의 원시림을 엄격하게 보호하고 2030년까지 30억 그루의 나무심기를 행하면서 생물다양성 및 기후목표 달성을 위한 지속가능한 산림관리를 행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유럽의 목재산업은 유럽 전체 제조기업의 20%(360만 개의 일자리)를 차지하고 연간 매출액은 6400억 유로 규모로 추산된다. 유럽에서 산림은 전체 면적의 43.5%에 이른다. 이 중 원시림은 약 3%로 수준이다. 유럽 산림면적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10.8만 ha가 감소했으며 주요 원인은 경작지나 초원으로의 전환이 지목되었다. 목재 수확으로 인한 영향 인자는 적은 수준으로 전해졌다.

이번 발표에서 주목할 점은 바이오매스로서 산림 활용이다. 지속가능성 경계 내에서 산림 바이오매스의 사용을 유지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고품질 목재를 부가가치가 높은 순서대로 자원순환 관점에서 활용한다는 계단식 원칙을 적용한다.

에너지 생산과 수명이 짧은 목재제품을 위해 제재소 부산물, 나뭇가지류와 고부가가치 제품에 활용되지 않는 목재를 활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산림부산물 등 시장경쟁이 적은 연료를 에너지 용도로 사용토록 하고 산림재해나 병해충 등의 영향에 놓인 나무의 활용가능성은 열어 뒀다.

두 번째로 주목할 것은 산림바이오에너지 활용의 지속가능성 강화다. 5MW 이상의 발전설비에 적정 온실가스 배출 임계값을 실제 적용하고, 지속가능성 증빙을 제출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2026년부터 전력만 생산하는 설비에 대한 인센티브 제한을 실시하나, 연료전환이나 BECCS를 접목한 설비에는 예외를 둔다고 밝혔다.

유럽 집행위원회 측은 논의 과정에서 일부 NGO가 에너지 생산을 위한 목재 바이오매스 사용의 완전한 금지를 주장했으나, 이는 지나치게 급진적인 조치로 간주하여 수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아울러 나뭇가지류 등 부산물에 대하여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할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종 제품으로 변환되는 중간과정에 관계없이 해당 물질을 수집하는 과정까지 수명주기 온실가스 배출량이 0인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유럽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사용되는 유럽 내 바이오에너지 공급 원료의 93% 이상이 EU에서 생산될 것이라면서, 2050년 주거부문에서 바이오매스 활용이 감소하는 반면, 전기 생산 측면에서 크게 활용될 것이라 밝혔다. 이를 위해 산림부산물의 역할이 큰 폭으로 부각될 것이라 예상했다. 현재 목재 기반 바이오에너지는 유럽 재생에너지 사용량의 60%를 차지하고 유럽 전체 에너지믹스의 12%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전문가들은 유럽 연합의 이 같은 움직임이 우리나라에 호재라고 평가한다. 산림청 등 관계기관은 지난 2018년부터 산림부산물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라는 제도를 운영하여 상업화 단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이 분야만큼은 국제 추세를 선도한다는 평이다.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로 제조한 국산 펠릿 점유율은 최근 약 10%까지 올라섰다. 생산능력은 3년 전 대비 약 90만 톤으로 3배가량 성장했다.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활발한 민간투자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약 220만 톤의 국산 펠릿 시장이 구축될 것으로 예측한다.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는 산림경영활동이나 산림재해로 인한 부산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낮은 품질과 높은 수거비용으로 다른 목재산업에서는 이용이 어려운 것을 사용한다. 궁극적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대체하고 탄소배출을 감축한다는 취지다. 벌목한 나무가 아닌, 방치되거나 버려진 산물을 활용하기에 국제적으로도 산림에서 지속가능하게 생산되는 목재의 바이오매스 이용은 탄소중립으로 인정한다.

한 전문가는 “일각에서 산림부산물을 주산물이라고 언급하나, 이는 우리나라 산림 현실을 모르는 일부 의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산림은 제재목으로 쓸 수 있는 목재 비율이 낮아 펄프, 합판·보드, 바이오매스 등으로 주로 활용한다. 관리 없이 산림을 내버려 두더라도 제재목으로 활용 가능한 목재의 비율이 높아지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며 “지속가능한 산림경영활동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목재 비율을 높이기 위하여 노력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산물을 펄프, 합판보드, 바이오매스 등에서 활발히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접근방식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국내 산림에 해마다 누적되어 메탄 등 온실가스를 내뿜는 산림부산물을 활용하면, 화석연료 직접 대체가 가능하고 순환 재생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은 부수적으로 산불 등 산림재해 예방과 산림 방해충 방제에도 도움이 돼 국민안전을 지키고 산림의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진정한 국제 추세를 선도하는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야 말로 진짜 재생에너지가 맞다. 탄소 국경세 등으로 고심하는 탄소 집약적 산업과 달리 매우 고무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으므로 산업활성화를 위한 국가적 관심과 정책적 배려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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