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자궁경부암 발생 위험 높아… 정기검사 받고 예방백신 맞아야

홍은심 기자 입력 2021-06-23 03:00수정 2021-06-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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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유두종바이러스
동아일보DB
홍은심 기자
인유두종바이러스(HPV)는 감기처럼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바이러스다. 성인의 70%가 평생 한 번은 HPV에 감염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환자에서 1, 2년 정도 지나면 특별한 증상 없이 사라진다.

그러나 암 발생 위험도에 따라 HPV를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으로 분류하면 고위험군에 속하는 HPV 유형에 지속적으로 감염될 경우 자궁경부암을 비롯한 일부 암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정기적인 검진과 예방이 중요하다.

국제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 따르면 HPV 중 타입(type) 16, 18, 31, 33, 35, 39, 45, 51, 52, 56, 58, 59, 66 총 13개 유형이 자궁경부암 같은 종양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고위험군이다. 고위험 유형 중에서 16형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감염률을 보이며 18형과 함께 자궁경부암 발생 원인의 약 70%를 차지한다. 이 밖에도 고위험 유형 HPV는 외음부, 질, 성기, 항문, 편도선에서 발생하는 암과도 관련이 있다. 저위험 유형 HPV는 대표적으로 6형과 11형이 알려져 있으며 생식기 사마귀 원인의 90%를 차지한다.

특히 여성암의 15% 정도를 차지하는 자궁경부암은 HPV로 인한 질환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질환으로 꼽힌다. 초기에는 증상이 전혀 없거나 비정상적인 질 출혈, 과다한 질 분비물이 나타날 수 있다. 이후 주위 장기로 암세포가 번지면 골반통이나 요통을 동반한다. 방광, 직장으로 전이되면 배뇨곤란, 혈뇨 등의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다행히 자궁경부암은 HPV 감염 후 암으로 발전하기까지 평균 10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정기적인 선별 검사로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또 백신이 개발돼 암 예방에 널리 사용되고 있어 예방률이 가장 높은 여성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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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궁경부암 1차 검사는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가 사용된다. 자궁경부에서 떨어져 나온 세포를 현미경으로 관찰해 세포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찾아내는 방법이다. 현재 국가 검진에 포함돼 만 20세부터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세포진 검사만으로는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 16형과 18형 존재를 정확히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결과 세포진 검사에서 ‘정상’을 받은 사람 중 10명 중 1명 정도에서 자궁경부암이 발생한다. 특히 16형과 18형의 고위험 HPV가 있는 여성은 세포진 검사에서 정상이 나왔더라도 없는 여성에 비해 자궁경부암의 전암 단계로 발전할 확률이 35배 높았다.

따라서 자궁경부암 위험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세포진 검사와 동시에 HPV 검사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좋다. HPV 검사는 자궁경부 세포를 통해 고위험 HPV 유형의 존재 자체를 확인할 수 있어 기존 세포진 검사의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다. 두 검사 모두 질 안으로 작은 브러시를 넣어 자궁경부를 문질러 떨어져 나온 자궁경부 세포를 이용해 검사한다. 한 번 채취한 세포 샘플로 동시에 두 가지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미국과 독일 등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30세 이상의 여성에게 세포진 검사와 HPV 검사를 함께 시행하거나 HPV 검사만 단독으로 시행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국가건강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만 2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마다 자궁경부 세포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30세 이상 여성은 2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 세포검사와 HPV 검사를 동시에 받도록 권하고 있다.

최근 대한부인종양학회가 발표한 ‘자궁경부암 조기검진을 위한 진료 권고안’에 따르면 25세 이상 성인 여성의 자궁경부암 선별 검사 방법으로 고위험 HPV 검사는 자궁경부 세포 검사의 대체 방법으로 고려할 수 있으며 선별 검사의 간격은 3년 이상 5년 미만이다.

김승철 이대여성암병원 부인종양센터 교수는 “자궁상피내암을 포함해 자궁경부암 국내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해왔고 최근에는 젊은층에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효과적으로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젊더라도 HPV 검사를 받아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자궁경부의 변형 세포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정기적인 검진과 예방 백신 외에도 평소에 비타민C·E·B12, 카로티노이드를 충분히 섭취하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도 자궁경부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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