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뉴 실버 세대를 위한 백내장 수술법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17일 1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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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백내장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령층은 젊은 세대 못지않게 활발한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하고 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실제로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능숙하게 다루는 ‘실버 서퍼(silver surfer)’, 65세 이후에도 드라이빙을 즐기는 ‘실버 드라이버(silver driver)’ 등 새로운 노년층을 지칭하는 다양한 용어가 등장하며, 실버 세대의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해 주고 있다.

백내장 수술도 이러한 변화와 맞물려 진화하고 있다. 백내장 수술은 흔히 백내장으로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때 사용되는 인공수정체가 환자들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운전하는 고령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운전을 할 때 영향을 미치는 시각 기능을 향상시켜 주는 인공수정체가 등장한 것을 하나의 예로 들 수 있다. 우리 눈은 나이가 들수록 색의 밝고 어두운 정도를 구별하는 능력인 ‘대비감도’가 저하되는데, 원거리와 근거리 시력 모두를 교정하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삽입 후 대비감도를 저하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비감도’가 저하되지 않도록 하는 인공수정체가 개발돼 실버 드라이버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대비감도는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운전 시에는 특히 더 중요한 기능이다. 대비감도가 저하된 고령 운전자는 도로 위의 차선이나 중앙분리대의 가장자리를 식별하기 어려워 사고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국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가해 사고 건수가 증가한 데에는 대비감도 감소 등 노화에 의한 시각 기능 감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나이가 들면서 미디어 시청 시간이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난 최근의 변화도, 수술 방식과 인공수정체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다. 통계에 따르면 2019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미디어 이용 시간은 약 4시간으로, 이는 고령층이 하루 여가시간의 절반 이상을 TV나 스마트 폰을 보는 것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시간 동안 보다 편안하고 선명한 시야를 누릴 수 있도록 ‘중간거리 시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중간거리 시력은 눈에서 약 66cm 정도 떨어진 거리를 볼 때 사용되는 시력이다. TV나 스마트폰 등의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거나 쇼핑 가판대를 볼 때, 차 안의 내비게이션을 볼 때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중간거리 시력이 좋지 않다면 돋보기안경을 사용해야 할 일이 많아진다. 안경을 잃어버리거나 어디에 두었는지 자주 잊을 수 있는 고령층에서 중간거리 시력 교정은 더욱 중요한데, 다행히 최근에는 중간거리 시력 향상에 우수성이 확인된 인공수정체가 등장해 고령 환자들이 여가시간을 더 편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정적인 생활을 하는 기존 실버세대와 달리 드라이브를 즐기고 전자기기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뉴 실버세대’라면, 최근 다양해진 인공수정체의 종류 중 어떤 것이 환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것인지 전문의와 좀 더 면밀한 상담을 해보길 권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받게 되는 백내장 수술이 수술 결과에 대한 만족도는 물론, 뉴 실버세대 환자의 활기찬 삶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 믿는다.

경주성모안과 김형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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