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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IT/의학

[오늘의 먹거리]간편한 한끼… 밀키트가 뜬다

입력 2020-10-14 03:00업데이트 2021-11-1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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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트
손질한 재료-양념 등 세트 구성
요리 간편해 마니아층 생기기도
포장지 등 환경문제는 해결해야
푸브먼트가 ‘계절의 기억’ 밀키트 론칭 메뉴로 선보인 고추지릉장 냉국수. 푸브먼트의 메인 슬로건은 ‘For earth, for us’로 자연을 위하는 일이 곧 우리를 위하는 일이라는 메시지를 지향할 비전으로 두고 있다. 이런 일부 밀키트 기업의 철학에 마음을 뺏긴 소비자를 중심으로 특정 밀키트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있다. 푸브먼트 제공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모 씨(38)는 밀키트를 골라 먹는 재미에 푹 빠졌다. 불고기 전골, 스파게티, 감바스, 밀푀유나베, 탄탄면, 마라탕 등 날마다 메뉴를 바꿀 수 있는 데다 요리하면서 버려지는 재료까지 고려하면 가격도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식이 줄어든 반면 밀키트(Meal Kit· 재료가 손질돼 있어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음식)와 HMR(Home Meal Replacement·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이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HMR 시장 규모는 4조 원, 밀키트 시장은 1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밀키트는 2007년 스웨덴에서 처음 만들어진 용어로 2012년 미국 뉴욕에서 소비자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국내 밀키트 시장은 2016년 닥터키친, 프레시지 등 스타트업이 열었다. 이후 1년 만에 동원홈푸드, 한국야쿠르트, GS리테일 등 대기업이 차례로 뛰어들며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현재 밀키트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은 CJ제일제당, 롯데마트, 이마트, 현대백화점, SPC삼립, 신세계조선호텔, 삼성웰스토리, 프레시지, 프렙, 마이 쉐프, 테이스트샵 등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스타트업, 레스토랑까지 밀키트 시장에 뛰어들며 업종 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요리에 필요한 손질된 신선 재료와 알맞은 양의 양념, 조리법 등을 세트로 구성해 판매하는 밀키트는 유통기한이 짧고 대량생산이 어렵다. 여기에 어느 정도 조리에 필요한 노동력을 투자해서 좋은 식재료를 이용한 요리를 간편하게 먹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가 반영되면서 특정 밀키트 브랜드의 마니아까지 생겨나고 있다.

셰프와 기획자가 산지를 직접 다니며 지역 토속 식재료를 발굴하고 자연 친화적 포장지 소재 사용을 고집하는 밀키트 회사 푸브먼트의 ‘계절의 기억’은 9월에 론칭했는데 반응이 좋다. 김지원 푸브먼트 대표는 “계절의 기억은 음식 탐험가인 기획자가 지속 가능한 농수산물, 토종 식재료, 동물 복지 축산물, 잊혀진 전통 음식 등 국산 식재료와 지역 음식에서 가치를 찾고 요리사는 일상의 맛을 새롭게 하는 특별한 레시피를 구현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론칭 메뉴로 선보인 ‘고추지릉장 냉국수’가 특히 인기였다. 경상도 지방의 향토 음식인 고추 지릉장과 국수 장인이 만드는 ‘거창한 국수’, 차갑게 먹어도 비리지 않은 ‘국민육수’와 협업해 만든 메뉴”라고 밝혔다. 이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재료에, 이야기가 있는 요리를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만족을 느끼는 소비자층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밀키트는 지나치게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양산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식재료와 양념을 세트로 제공해야 하는 특성상 신선도를 유지하려면 부재료를 각각 소량 포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밀키트 업체들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며 “계절의 기억은 친환경 제품 포장에 많은 노력을 들였다”고 말했다. 내포장재는 100% 생분해성 수지를, 외포장재는 농업부산물로 만든 밀짚 펄프를 사용한다. 제품 설명서도 사탕수수 부산물로 만든 펄프 소재 종이를 활용해 만들었다. 물과 전분만으로 만든 보냉팩, 종이테이프, 종이와 알루미늄으로 만든 보냉 택배 박스를 사용하는 등 택배 포장재 제작에도 환경을 고려했다.

김 대표는 “과한 포장지를 분리해 버리는 작업은 소비자에게 번거롭고 환경을 해친다는 죄책감을 줄 수 있다”며 “밀키트 시장이 지속가능 하려면 내 몸에 느끼는 죄책감, 환경에 느끼는 죄책감을 덜어낼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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