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영양제보다 ‘황반변성’ 검진부터 챙겨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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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로 인한 대표적인 안질환
시력 급격히 떨어지고 실명하기도

노화로 인한 안질환에는 대표적으로 황반변성이 있다.국내 황반변성 환자 수는 20만 명에 달한다. 동아일보DB
노화로 인한 안질환에는 대표적으로 황반변성이 있다.국내 황반변성 환자 수는 20만 명에 달한다. 동아일보DB
눈은 가장 빨리 노화가 찾아오는 신체 기관이다. 따라서 중·장년층으로 접어드는 40대부터는 노화에 따른 안과 질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눈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지아잔틴이나 루테인 등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사람도 많지만 무엇보다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서 최대한 빨리 질환을 찾아내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화로 인한 대표적인 안질환은 ‘연령관련 황반변성’이다. 국내 황반변성 환자 수는 2019년 기준 약 20만 명에 달한다. 연령관련 황반변성은 노화로 인해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에 변성이 생기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건성과 습성으로 나뉘는데 통상적으로 건성 연령관련 황반변성이 전체의 90% 정도를 차지한다.

문제는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이다. 전체 황반변성의 10%에 불과하지만 급격하고 심각한 시력 저하의 위험이 훨씬 높다.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은 망막과 맥락막에 비정상적인 혈관이 생기고 이 혈관에서 누출된 혈액이나 액체가 원인이 돼 시력 저하 혹은 심각할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연령관련 황반변성으로 인한 실명의 90% 이상이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에 의한 것이다.

이처럼 위험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연령관련 황반변성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국내 조사 결과 비교적 발병 위험이 높은 40대 이상에서도 연령관련 황반변성의 인지율이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직선이 휘어져 보이고, 중심이 잘 보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단순한 노안으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문제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질환 유무를 확인하고 특히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진단을 받으면 빨리 치료하는 것이 시력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의 치료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주사(항VEGF 주사) 치료를 주로 진행한다. 신생혈관의 증식을 억제해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의 진행을 늦추거나 시력을 개선한다. 항VEGF 주사는 한 달이나 두 달마다 고정적으로 주사를 맞는 치료법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는 2주 또는 4주씩 투여 간격을 연장해 최대 16주까지 투여 간격을 늘릴 수 있는 T&E 요법(treat-and-extend)으로도 진행한다.

유형곤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는 “시력이 떨어진 환자는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현재 상태를 확인하거나 주사를 맞기 위해 자주 병원을 방문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이로 인해 치료를 중단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환자 개개인에 맞게 주사 투여 주기를 조정할 수 있는 T&E 요법은 치료 부담을 줄이면서 효과는 유지할 수 있어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T&E 요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가 큰 현 시점에서 유용한 치료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4월 국제적인 망막 질환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과 관련해 항VEGF 주사 치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환자의 코로나19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항VEGF 주사 치료 요법을 단순화하는 것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황반변성 치료에서 시력 개선과 유지만큼 중요한 것은 환자의 치료 부담을 덜어주고 치료를 지속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환자 상태에 맞게 주사 주기를 조정하는 치료법은 효과적인 장기 치료에 적합하며 특히 요즘 병원 방문 자체에 환자들의 우려가 큰 상황에서 걱정을 덜 수 있는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료#눈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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