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등 주요 연구과제 속도… 지난해 최다 임상 승인

  • 동아일보

종근당
파스퇴르연구소 등과 공동연구
러시아서도 임상 2상 승인 받아

전 세계를 팬데믹으로 몰고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제약사들이 나서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종근당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종근당은 6월 한국파스퇴르연구소, 한국원자력의학원과 공동연구 협약을 맺고 혈액항응고제 및 급성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2상 시험을 승인 받았다. 최근에는 러시아에서도 임상 2상을 승인받아 코로나19로 인한 중등증 및 중증의 폐렴 환자 100여 명을 대상으로 나파벨탄을 10여 일간 투여해 치료 효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 임상은 빠르면 올 연말에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임상에 성공하면 국내 및 해외에 긴급승인을 신청해 코로나19 치료제로 보급될 예정이다.

나파벨탄의 주성분인 ‘나파모스타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분해효소 ‘TMPRSS2’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3000여 종의 물질을 대상으로 세포배양 실험을 통해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능을 탐색해왔다. 나파모스타트가 최근 코로나19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에 비해 사람 폐세포 실험에서 수백 배의 항바이러스 효능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종근당은 코로나 치료제 외에도 매년 국내 최고 수준의 임상시험 건수를 기록하며 연구개발 선도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23건의 임상시험을 신규로 승인받았으며 올해 역시 8월까지 18건을 승인받으며 합성신약, 바이오신약, 개량신약 등 신약 연구개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연구개발에 대한 노력은 곳곳에서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종근당이 개발한 세계최초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네스벨’은 2018년 국내에 이어 지난해에는 일본에서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최근에는 알보젠의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는 로터스와 수출계약을 맺고 대만, 베트남, 태국에서 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향후 미국과 유럽 등에 진출해 2조70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종근당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신약 임상을 진행하며 글로벌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6월 새로운 기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이 영국 규제당국(MHRA)으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 받은 데 이어 항암이중항체 ‘CKD-702’가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전임상 결과를 발표하는 성과를 거뒀다. 2월에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의 전임상 결과를 ‘유럽 크론병 및 대장염 학회’에 발표해 참석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희귀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 치료제로 개발 중인 ‘CKD-510’은 올해 유럽에서 임상을 시작하며 글로벌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해외 임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종근당은 CKD-702의 항암 효과와 작용 기전을 확인하기 위해 비소세포폐암 동물모델에서 CKD-702 단독요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CKD-702는 암세포주에서 암의 성장과 증식에 필수적인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와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를 동시에 억제하는 항암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기존에 사용되던 c-Met, EGFR 표적항암제(타이로신키나제 억제제, TKI)에 내성이 생긴 동물 모델에서도 항암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CKD-702는 c-Met와 EGFR에 동시에 결합해 암세포 증식 신호를 차단하고 두 수용체 수를 감소시켜 항암 효과를 나타낸다. 면역세포가 암세포에 살상기능을 발휘하도록 돕는 항체 의존성 세포 독성을 일으키는 등 세 가지 작용기전으로 표적항암제의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바이오 신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국내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위암, 대장암, 간암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해 글로벌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유럽 임상 1상을 승인 받은 ‘CKD-508’은 혈액 내 지방단백질 사이에서 콜레스테롤에스테르(CE)와 중성지방(TG)의 운반을 촉진하는 콜레스테롤에스테르 전이단백질(CETP)의 활성을 억제해 저밀도콜레스테롤(LDL-C)을 낮추고 몸에 좋은 고밀도콜레스테롤(HDL-C)을 높여 주는 기전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다.

종근당은 전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유럽에서 진행될 임상 1상 시험에서 약물의 안전성과 지질 개선 효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CKD-508은 스타틴으로 조절되지 않는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또 다른 치료 옵션을 제시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약물로 현재 60억 달러 규모에서 2027년 1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 세계 이상지질혈증 시장에서 글로벌 신약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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