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고성능 공유기 쓰면 유해 전자파도 더 강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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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29일 1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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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및 서비스의 선택에 고민이 있는 독자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가지는 기기의 종류가 점차 늘어나면서 각 기기에 와이파이 신호를 전하는 인터넷 공유기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신 기술을 탑재한 공유기는 한층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와 넓은 접속범위를 실현했지요. 그런데 이런 고성능 공유기일수록 한층 강력한 전자파(전파)가 출력될 것 같은데 이게 이용자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이번에 문의를 주신 yhunfixxx님이 질문 사항은 이하와 같습니다(일부 내용 편집).

와이파이6를 지원하는 에이수스 RT-AX56U 공유기 (출처=IT동아)
와이파이6를 지원하는 에이수스 RT-AX56U 공유기 (출처=IT동아)

안녕하세요. 공유기 기사를 읽으면서 항상 궁금했는데요, 집에서 무선공유기 성능이 좋은 걸 쓰면 건강에 문제가 없나요? 집에서 와이파이가 안터지는 구역이 있는데 메시 와이파이가 좋아 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전파에 너무 많이 노출되는게 아닌지 전자파 적정기준이 있는지 궁금해요.

와이파이 공유기용 전자파(전파)의 유해성, 증명된 바 없어

안녕하세요 IT동아입니다. 최근에는 데이터 전송속도가 빨라진 와이파이6(802.11ax) 기술이나 복수의 AP(접속 포인트)유닛을 조합해 와이파이 범위를 넓히는 메시(Mesh)기술을 더한 공유기가 출시되고 있습니다. 이런 신형 공유기를 쓴다면 기존의 공유기에 비해 한층 빠르고 넓은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지요.

메시 기술을 지원하는 넷기어 오르비 시리즈 공유기 (출처=넷기어)
메시 기술을 지원하는 넷기어 오르비 시리즈 공유기 (출처=넷기어)

참고로 와이파이 신호는 기본적으로 전자파(전자기파)의 일종인 전파에 해당합니다. 전파는 감마선이나 X선, 자외선과 같은 다른 전자파에 비해 파장이 길고 에너지량이 적어서 인체에 비치는 영향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물론 전자레인지와 같은 조리기구에서 이용하는 극초단파 역시 전파의 일종이기 때문에 전파가 무조건 인체에 무해하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적어도 휴대전화나 공유기 같은 IT 기기에서 발산되는 와이파이 같은 통신용 전파가 인체에 해롭다고 증명된 바는 없습니다.

물론, ‘휴대전화를 바지 주머니에 넣고 쓰던 남성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정자수가 더 많이 감소되었다’는 식의 보고서가 발표된 바는 있습니다만, 이게 와이파이 같은 전파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발열이나 생활 습관의 차이 등) 때문인지는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와이파이가 인체에 완전히 무해하다'라고 확답을 할 수는 없겠지만, 유해성을 증명할 만한 근거도 없다는 의미이죠. 이런 상황이라면 현 단계에서 와이파이와 건강사이의 상관 관계는 없거나, 혹은 있더라도 미미한 수준이라 판단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미 현대인들은 와이파이 외에도 TV나 라디오용 방송 신호, 모바일 통신용 4G나 5G 신호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전파에 둘러싸여 살고 있지요.

고성능 공유기 = 고출력 공유기? 결론은 NO

그리고 요즘 나오는 신형 공유기들이 구형 제품에 비해 와이파이 성능이 향상된 건 사실입니다만, 이는 단순히 전파 출력을 높여서 성능을 개선한 것이 아닙니다. 법규상 대한민국 국내에 팔리는 공유기는 최대 출력이 200mW로 제한되어 있으므로 이 이상 출력을 높이지 못합니다. 그리고 최신 공유기들은 출력 강화보다는 각종 전송 효율 향상 기술을 통해 통신 품질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죠.

이를 테면 동시에 여러 장치로 데이터를 스트리밍해 접속자 수가 늘어나도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한 MU-MIMO(Multi User Multiple Input Multiple Output), 사용자의 방향으로 전파를 집중시켜 음영지역을 최소화하는 빔포밍(Beamforming) 등의 기술이 대표적입니다. 출력이 낮은 신형 제품이 고출력의 구형 제품보다 더 나은 와이파이 품질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는 의미죠.

참고로 국내에서 팔리는 공유기를 개조해 기준치 이상으로 출력을 높여서 쓰는 사용자도 간혹 있습니다. 한국보다 최대 출력 기준이 높은 국가 판매용으로 출시된 동일모델의 펌웨어(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구해 이를 국내용 제품에 덮어 씌워 쓰기도 하죠. 다만, 제조사가 사후지원을 거부할 수도 있으며, 법률 위반의 소지도 있기 때문에 이런 방법은 그다지 추천하지 않습니다.

정리하자면 공유기로부터 발생하는 전자파의 유해성은 증명된 바 없으며, 현행 법률상 국내에서 판매하는 공유기의 최대 출력은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최신형 공유기라고 하여 꼭 출력이 더 강한 것은 아니며, 공유기 제조사들은 출력의 상향 없이도 통신 품질을 개선하는 각종 기술을 개발해 탑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 두셨으면 합니다. 따라서 속도나 접속 범위가 향상된 신형 공유기를 쓴다고 하여 사용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이나 서비스의 선택, 혹은 이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애플리케이션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pengo@donga.com으로 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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