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디지털 전환의 만능키, 카카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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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빅데이터-플랫폼 경쟁력에 AI-모빌리티 등 원천기술 보유
항공-통신서 금융-의료까지 올해 전방위 파트너십 10건 체결
기업 디지털 생태계 조성 허브로

김범수 의장의 주도 아래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 온 카카오가 항공과 통신, 금융 등에서 전방위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해외에선 구글과 아마존, 알리바바 등 미중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 이종 산업 간 ‘합종연횡’을 주도한다면 국내에선 4000만 명 이상의 카카오톡 사용자(월간 실 사용자수 기준)를 둔 카카오가 국내 기업 생태계의 디지털 허브로 거듭나고 있다.


○ 카카오에 쏟아지는 러브콜

카카오가 최근 업무 제휴를 체결한 업종을 보면 항공사, 이동통신사, 금융사, 대형 병원 등 말 그대로 업종 불문이다. 카카오는 최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대한항공과 전방위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항공권 검색에서 결제, 안내까지 모바일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카카오가 보유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기내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협의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10월 경쟁관계였던 SK텔레콤과 3000억 원의 지분을 맞교환했다. 모바일 서비스와 내비게이션,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한 것인데 그간 음원시장(멜론 vs 플로)을 비롯해 각 분야에서 대립각을 세우던 두 업체가 한순간에 동업자로 바뀌었다. 실제로 카카오는 올해 10건에 이르는 다양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항공, 헬스케어, 금융 등 이종 산업과의 협력으로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 뛰어들 폭을 넓혔고, 이동통신사와의 제휴를 통해 이들과의 관계를 B2C 사업 분야의 적에서 동맹으로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모빌리티 분야에선 KT, LG유플러스와 각각 4월과 9월에 MOU를 체결하며 미래 교통 서비스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고 보험업에선 현대해상 삼성화재 등과 손을 잡았다. 의료 분야에서도 1월 카카오는 서울아산병원과 인공지능(AI) 기반 의료 빅데이터 업체인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설립하며 헬스케어 사업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카카오가 이처럼 거의 모든 산업 영역에서 뜨거운 러브콜을 받게 된 것은 2014년 다음과 합병해 덩치를 키운 이후 모빌리티, 콘텐츠, AI 등 다양한 채널과 원천 기술력을 확보한 덕분이다. 전통 업종에 카카오는 디지털 전환과 신사업 개척에 필요한 카운터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충성도 높은 사용자와 빅데이터, 다양한 서비스 채널을 확보한 모바일 선두 업체”라며 “이에 협력 대상을 찾는 업계에서 카카오는 사업 확장과 디지털 전환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만능키’로 각광받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 신사업 개척의 고속도로 뚫는 카카오

카카오 입장에서는 이 같은 파트너십 확장이 신시장 개척의 고속도로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가 보유한 영상 콘텐츠를 기내 주문형 비디오(VOD)로 제공한다든지, 보험상품 판매에 AI 채팅로봇(챗봇)을 도입한다든지 여러 사업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카카오는 최근 AI 기술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설립해 기업용 메신저 출시 준비에 돌입하는 등 올해 경영 키워드로 내건 B2B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블록체인 자회사인 ‘그라운드X’도 금융권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MOU를 맺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파트너사와 시너지를 내며 기존 서비스를 강화할 수도 있고 기술 보완도 가능하다”며 “무엇보다 ‘톡’에 기반을 둔 기존 카카오의 비즈니스 영역을 전방위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파트너십 확장의 기대되는 면”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카카오#신사업#디지털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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