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없는 ‘채혈용 레이저’ 환경까지 생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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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문화를 바꾸는 따뜻한 의료기기]<1> 레이저 채혈 ‘핸디레이’
세계 최초 상용화 성공 ‘핸디레이’… 의료폐기물 관리-처리 비용 줄여

바늘이 아닌 레이저로 채혈하는 핸디레이를 개발한 라메디덱의 최종석 대표가 핸디레이를 손에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동영상 캡처
바늘이 아닌 레이저로 채혈하는 핸디레이를 개발한 라메디덱의 최종석 대표가 핸디레이를 손에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동영상 캡처
인공지능(AI), 로봇, 빅데이터 같은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로 무장한 참신한 의료기기가 병원에 속속 들어오고 있다. 이를 통해 비침습적(非侵襲的·피부를 관통하지 않거나 신체의 어떤 구멍도 통과하지 않는)이거나 간단한 방법으로 병원 내부 감염을 줄이면서 치료를 극대화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유용한 의료기기들은 주로 중소업체에서 만들어 잘 알려지지 않아 의료진이나 환자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헬스동아는 병원문화를 바꾸게 될 환자 중심의 따뜻한 의료기기를 발굴,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첫 번째로 바늘이 아닌 레이저로 채혈하는 ‘핸디레이’를 개발한 최종석 라메디텍 대표를 만났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바늘을 매우 무서워한다. 정말 바늘 없이 채혈할 수 있나.

▽최종석 대표=가능하다.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한 레이저 채혈기 핸디레이는 아주 짧은 시간에 피부에 미세한 홀(hole, 구멍)을 만들어 채혈하는 것이다. 피를 뽑는 것과 동시에 레이저 특유의 고온으로 주변 부위를 살균하는 장점이 있다. 통증도 거의 없다.

▽이 기자=직접 체험하니 가볍게 툭 치는 느낌이었다. 핸디레이를 개발한 계기는….

▽최 대표=기존 채혈은 뾰족하고 날카로운 금속 바늘 또는 칼날로 피부조직을 절개하거나 작은 구멍을 내 혈액을 채취한다. 이러한 방식은 통증 및 공포감, 2차 감염에 대한 우려를 낳는 문제가 있다. 제 조카가 ‘1형 당뇨병’을 앓아 어려서부터 늘 채혈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 그러다 보니 혈당 관리가 어려웠다. 이것이 개발의 계기가 됐다.

▽이 기자=누구에게 도움이 되나.

▽최 대표=당뇨병 환자(1형, 2형, 임신성 당뇨병 등)의 채혈뿐만 아니라 일반 혈액검사에 사용할 때의 측정 결과도 레이저 채혈과 차이가 없어 혈액형 검사에도 사용 가능하다. 다양한 말초 혈액으로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자=다른 장점으로는 무엇이 있는가.

▽최 대표=바늘이 없어 혈액 묻은 바늘을 교체하거나 다 쓴 바늘을 수거할 때 찔려서 감염될 우려가 전혀 없다.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폐플라스틱 처리 문제나 의료폐기물 관리, 처리 비용을 줄이는 친환경 의료기기다. 바늘로 자주 채혈할 때 피부가 딱딱해지는 것도 예방할 수 있고 점 자국도 생기지 않는다. 채혈용 레이저는 피부과병원에서도 사용하는 안전한 의료용이다.

▽이 기자=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최 대표=미국에 진출해 의료시장을 선점하고 세계 의료시장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일본 적십자 기술위원회에서 저희 제품을 높이 평가하며 구매 의사를 표시했다. 국내 중대형 병원과도 다양한 연구협력을 통해 바늘 없는 채혈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 계획이다. 국내 벤처기업도 높은 기술력으로 세계에서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헬스동아#건강#환자 중심의 의료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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