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궤양 환자 40∼60대가 64%… 스트레스-흡연 삼가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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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환자는 6년새 25% 감소

회사원 박모 씨(42)는 최근 ‘피를 토하는’ 기분을 알게 됐다. 과음한 뒤 속이 울렁거려 화장실로 달려갔더니 구토물에 피가 섞여 나왔다. 진통제로 버텨 보려 했지만 위장을 후비는 듯한 아픔이 밤새 그치지 않았다. 다음 날 병원을 찾은 박 씨는 위궤양 진단을 받았다. 평소 식사가 불규칙적이었던 데다 치아가 좋지 않아 음식을 꼭꼭 씹지 않고 삼켰던 탓이다.

박 씨 같은 위궤양 환자가 중장년층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위궤양으로 병·의원을 찾은 환자 99만9242명 중 40∼60대가 64만342명(64.1%)이었다고 3일 밝혔다. 특히 30대 환자(8만8312명)보다 40대 환자(18만7671명)가 배 이상 많아 연령에 따른 증가폭이 가장 컸다. 직장 내 스트레스와 과도한 음주, 흡연의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기인 탓으로 보인다.

위궤양은 위벽이 헐어 파인 듯한 상처가 생긴 상태다. 위벽은 다섯 층으로 구성되는데 위염은 첫째 층인 점막층에만 염증이 국한되지만 점막하층과 근육층까지 손상된 경우엔 위궤양이라고 한다. 증상을 방치하면 가장 바깥인 장막까지 뚫려 위산이 복강으로 새어나가는 위 천공으로 악화되고 위암까지 유발할 수 있다.

위 점막엔 감각신경이 많지 않다. 공복 시 윗배가 타는 듯 아프다면 이미 위궤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음식을 먹으면 잠시 편안하지만 30분∼1시간이 지나면 다시 아픈 게 특징이다.

대표적인 원인은 스트레스와 흡연, 잦은 음주, 불규칙한 식사다. 위산 분비를 필요 이상으로 촉진해 점막을 상하게 한다. 다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과 아스피린 등 비스테로이드 소염제로 인한 위궤양은 줄어드는 추세다. 그 덕에 전체 환자는 6년 새 25.3% 감소했다.

위내시경으로 위궤양이 확진되면 △통증과 소화불량 등 증상을 완화하고 △궤양이 아물도록 촉진하며 △재발 방지 처치를 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이뤄진다.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동시에 제산제를 4∼8주 복용하면 서서히 치료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검출되면 제균 치료를 받아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서정훈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위궤양의 재발을 예방하려면 충분히 쉬고 자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아주 차거나 뜨거운 음식을 피하고 커피도 너무 자주 마시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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