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19일 05시 45분


부산 광안리에 10만 관중이 운집해 장관을 펼쳤던 2005 시즌 결승전.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한 장의 사진이다. 사진제공|한국e스포츠협회
부산 광안리에 10만 관중이 운집해 장관을 펼쳤던 2005 시즌 결승전.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한 장의 사진이다. 사진제공|한국e스포츠협회
14년 만에 운영 종료…5개팀 해체도

한때 결승전에 10만 관중을 모으며 일반 대중에까지 ‘e스포츠’라는 단어와 문화를 알린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가 1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2016 시즌을 끝으로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운영을 종료한다고 18일 밝혔다. 아울러 2016 시즌에 참가한 총 7개팀 중 5개팀의 운영이 종료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3년 시작된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는 전 세계 최초 팀 단위 e스포츠 리그로 큰 인기를 끌었다. 숱한 명경기를 남겼으며 선수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대중스타로 발돋움했다. 특히 부산 광안리에서 펼쳐진 2005 시즌 결승엔 10만 관중이 운집하며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기업 후원 등 현 프로 e스포츠 기반을 다지는데도 한 몫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후원이 중단되거나 축소됐다. 또 사상 초유의 승부조작 사태와 프로팀 해단 등으로 큰 위기를 맞았다. 협회는 제8게임단 위탁 운영과 해외 연합팀 참여, 비기업팀 참가 지원, 해외 중계권 판매를 통한 자생력 확보, 해외 e스포츠 대회들과의 협력 강화 등 프로리그 지속을 위한 노력을 했다. 진에어 그린윙스팀 후원 유치 등의 성과도 거뒀다. 그럼에도 지속적인 참가 팀 수 축소와 선수 부족, 리그 후원사 유치 난항, 승부조작 사건 여파 등으로 더 이상 프로리그를 유지할 수 있는 동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 협회 측의 설명이다.

협회는 프리리그 종료와는 별개로 11월 ‘스타크래프트2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에 참가하는 선수들에 대한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케스파컵 확대 및 개인리그 출전 지원 등 해당 종목 프로 선수들의 활동 무대 마련을 위한 노력은 계속할 방침이다.

전병헌 협회장은 “프로리그와 관계된 모든 분들의 열정과 공헌이 없었다면 14년 역사는 불가능했을 것이다”며 “e스포츠 시장을 선도하고 주류 문화로 만드는데 기여한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가 선수와 팬들을 비롯한 모든 분들의 기억 속에 그리고 마음속에 자랑스럽고 소중한 자산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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