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과 비견되는 e스포츠 산업, 어디까지 진화할까?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4월 20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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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스포츠 시청률은 '슈퍼볼'과 경쟁하는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다"

유명 월스트리트 저널 'Venture Beat'가 내놓은 2016년 e스포츠 산업에 대한 전망이다. 미국 프로미식축구 NFC 우승팀과 AFC 우승팀이 챔피언의 자리를 놓고 격돌하는 '슈퍼볼'은 엔터테인먼트의 나라 미국에서 70%에 이르는 시청률을 기록함과 동시에 전세계 1억 여명이 시청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포츠 이벤트.

LOL 월드챔피언십
LOL 월드챔피언십


30초 광고에 무려 500만 달러(한화 56억 원)에 이르는 광고비가 책정될 만큼 엄청난 경제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 받는 '슈퍼볼'의 경쟁자로 e스포츠가 지목된 셈이다. 이렇듯 글로벌 e스포츠 산업은 이제 단순히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를 넘어 문화, 경제에 이르기까지 점차 영향력을 넓혀 급속히 성장하는 중이다.

세계 유수의 리서치 업체 역시 이 같은 e스포츠 산업의 성장에 주목했다. 유명 시장조사업체 '뉴주'는 전세계 e스포츠 시장은 2019년까지 연평균 40.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3년 뒤인 2019년에는 10억 7,200만 달러(한화 약 1조 2,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주 데이터 리포트
뉴주 데이터 리포트

또한,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타는 2015년 글로벌 e스포츠 산업의 규모는 748만 달러(한화 약 84억 8,000만원)으로 집계됐으며, 이중 78%에 해당하는 578만 달러(한화 약 65억 5,278만 원)이 스폰서와 광고료에서 창출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e스포츠의 급속한 발전은 스트리밍 서비스 등 미디어 시장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으며, 기존 스포츠 산업에 대한 인식 변화를 꼽고 있다. 'Venture Beat'는 다양한 게임 종목에서 e스포츠 대회가 열리면서 이를 관람하는 문화에 익숙해진 세대가 점차 넓어지고 있으며,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의 인구가 늘면서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의 스포츠 산업의 경우 선수로 성장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에 비해 e스포츠는 능력만 있다면 프로게이머로 데뷔할 수 있는 기회가 매우 개방적이라는 점도 e스포츠 산업이 대중들에게 빠르게 확산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워게이밍 글로벌 컨페터티브 게이밍 총괄 모하메드 파들
워게이밍 글로벌 컨페터티브 게이밍 총괄 모하메드 파들


이렇듯 e스포츠 산업이 급속한 성장을 이룩함에 따라 기업들의 정책도 변화하고 있다. 월드오브탱크를 서비스 중인 워게이밍의 경우 '컨페터티브 게이밍' 부서를 창설하며 e스포츠 전반에 대한 지원을 이어 갈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다소 생소한 부서인 '컨페터티브 게이밍'은 단순히 e스포츠 대회를 열고, 프로게이머들을 지원하는 기존의 지원 개념을 확장해 한 명의 게이머가 프로게이머로 성장할 수 있는 과정 전반을 지원하는 워게이밍만의 독특한 e스포츠 정책이다

특히, 게임 콘텐츠 전반을 수정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게임을 처음 접하는 게이머가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며, 솔로 플레이에서 소수의 게이머들이 함께하는 협동 플레이로, 더 나아가 다수의 게이머들이 함께하는 클랜을 만들기까지의 전 과정을 지원하고, 유도하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

워게이밍의 글로벌 컨페터티브 게이밍 총괄을 맡고 있는 모하메드 파들은 이러한 정책을 통해 젊은 층과 중 장년층이 보다 원활히 어울릴 수 있도록 조화를 추구하고, 주로 젊은 층으로 이뤄져 있는 프로게이머들의 폭을 더욱 넓히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을 통해 전세계 e스포츠 리그를 선도하고 있는 라이엇게임즈는 리그의 다양화를 통해 변화를 주고 있다.

2015 MSI 현장
2015 MSI 현장


현재 라이엇게임즈는 각 리그의 시즌 1위 팀이 맞붙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부터 치열한 예선을 뚫고 진출한 팀들이 세계 최강을 가리는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그리고 게이머의 투표를 통해 인기 선수들이 두 팀으로 나뉘어 경기를 펼치는 'LOL 올스타즈'(이하 롤스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회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LOL은 단순히 지역 예선을 거쳐 하나의 대회로 종결되는 기존 스포츠 리그와 달리 L 시즌 1위 팀의 격돌, 올스타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드림 매치 등의 주제를 담은 대회가 분기별로 진행되어 끊임없이 게이머들 사이에 화제를 일으키는데 성공한 모습. 매 대회마다 수 많은 스폰서를 유치하면서 규모와 수익 구조가 점차 넓어지는 경제적인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인 부분이다.

이와 함께 LOL의 라이벌로 불리는 도타2를 서비스 중인 밸브는 최근 게임을 넘어 IT 업계 전반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VR과 e스포츠를 접목시켰다. 지난 4월 5일 공개한 '스팀 VR' 사이트에서 3월 21일 치러진 '도타 핏 시즌4 그랜드파이널'의 MVP 피닉스와 EG 경기를 VR로 감상할 수 있는 기능을 공개한 것.

상암 OGN e스포츠스타다움 현장
상암 OGN e스포츠스타다움 현장


아울러 600억이 넘는 자금이 투입된 새로운 e스포츠 스타디움 '서울 OGN 스타디움' 역시 전세계 유튜브 VR 송출 기능을 추가함과 동시에 오는 4월 23일 진행되는 롤챔스 스프링 결승전에 이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혀 VR과 e스포츠의 결합이 새로운 화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새로운 형식의 리그부터 신기술의 도입까지 e스포츠는 급격한 성장과 함께 끊임없이 변화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더욱이 국제올림픽위원회(이하 IOC)의 가맹 절차를 밟으며 정식 스포츠로 발전하려는 노력 역시 계속되고 있는 상황.

아직까지는 축구, 농구, 야구 등 현재의 인기 스포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막강한 시청자 수를 통해 향후 주류 스포츠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e스포츠 산업이 어떤 획기적인 모습으로 변할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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