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은 환자의 몸통을 고정시키면서도 고관절, 무릎, 발목을 움직여 보행이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의료인이나 활동보조인 없이도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로봇에 장착된 센서는 환자의 생체신호를 인식해 보행 속도를 시속 0.3∼3km로 조절한다. 걸을 때 지면과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장치도 달렸다.
로봇 이용한 수술·재활 확산
영화에서나 볼 법한 최첨단 의료 기술이 국내 병원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형 대학병원들 사이의 경쟁이 날로 심해지면서 최첨단 의료장비, 기술, 수술법 도입이 가속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서울성모병원은 최근 기존 로봇수술기보다 성능이 향상된 제4세대 다빈치 로봇수술기를 도입했다. 4세대 기기는 이전까지 어려웠던 림프절제술 등 고난도 암수술, 수술범위를 최소화하는 최소 침습 수술 등을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특히 로봇 팔이 5cm 길어지고, 굵기는 6cm 가늘어져 수술의 정교함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김미란 최소침습로봇수술센터장은 “제4세대 로봇 시스템은 기존 시스템에 비해 수술시간까지 줄여 환자의 회복 속도도 단축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암병원은 방사선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 로보틱 IMART를 도입해 주목을 받고 있다. 치료 중 실시간으로 종양의 위치를 추적해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쏘기 때문에 안전성과 수술 효과 모두 우수하다는 평가다.
맞춤형 치료도 대중화
서울아산병원은 심장병 환자의 막힌 혈관을 보형물로 지지해주는 스텐트 시술의 첨단화에 앞장서고 있다. 생체흡수형 심장스텐트 시술은 기존 스텐트와 달리 시술 1, 2년 사이에 몸속에서 보형물이 모두 흡수돼 안전성을 높였다. 기존에는 보형물이 계속 체내에 남아있기 때문에 재수술 시 위험 부담이 높았다.

개인 맞춤형 치료 시대를 열기 위한 투자도 계속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아바타 시스템을 구축해 개인 맞춤형 치료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남도현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주도하는 ‘뇌종양 아바타 마우스 실험법’은 사람의 뇌종양 조직을 동물(쥐)에게 주입한 후 어떤 항암 치료가 가장 효과적일지 미리 실험해 보는 것이다. 아바타 마우스를 이용하면 개인의 질병에 가장 잘 듣는 약을 미리 파악해서 효과적으로 쓸 수 있다. 남 교수팀은 이 기술을 5년 안에 상용화 단계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다.
첨단의학 지방 강소병원까지 확산

첨단의학을 선도하기 위한 각 병원들의 연구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분당차병원 첨단연구암센터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여성암 환자를 위해 유방암센터와 부인암센터를 특화·통합 관리해 검사부터 치료 및 수술, 합병증의 예방과 추적관리 등 여성암의 평생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연구중심병원 2곳(안암·구로병원)을 보유한 유일한 의료원으로서 지난해 연구비를 50% 늘리고 지식재산권 371건을 출원하는 등 ‘기술사업화 기반 조성’과 ‘지속가능한 연구지원 시스템 구축’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