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만 나면 SNS…당신도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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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일 07시 00분


폰만 잡으면 트위터…일상생활 큰 지장
팔로워 2명 줄었다고 하루 종일 고민도
美 잡지 “SNS, 술 담배보다 중독성 강해”
이용시간 정하기 등 스스로 다짐 필요


30대 중소기업 과장 A씨는 잠에서 깨자마자 머리맡의 스마트폰을 찾는다. 트위터에 밤새 들어온 멘션과 DM(다이렉트 메시지)을 확인하고 이번엔 페이스북을 확인한다. 그리고 카카오스토리와 최근 시작한 ‘패스(Path)’까지 챙긴 뒤 세수를 하고 화장실에서 다시 트위터부터 패스까지 쭉 훑어본다

한 시간 남짓 출근시간에도 그는 바쁘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졸다가 틈만 나면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지인들의 글에 댓글을 단다.

회사에서도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컴퓨터에 띄워놓고 틈이 날 때마다 들여다본다. 점심 때는 새로 간 식당의 음식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 퇴근길은 출근길의 반복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A씨는 충전기에 연결한 스마트폰을 만진다. ‘자야지 … 자야지’하면서도 트위터, 페이스북을 뒤지다 보면 어느새 시계는 새벽 2시.

‘내가 혹시 SNS 중독 아닌가’라고 잠시 걱정도 하지만, A씨는 다음날 아침 눈을 뜨면 다시 트위터를 본다.

● “팔로워 두 명 줄었다고 종일 고민”

스마트폰 사용자 2500만 시대이다. 스마트폰의 증가와 함께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사용자도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으로 양분되던 SNS는 요즘 인맥관리, 위치기반, 사진공유 등의 기능을 강화한 다양한 후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사용자를 유혹하고 있다.

‘SNS를 좀 한다’는 사람들은 보통 두 세 개의 서비스를 함께 이용한다. 그러다보니 같은 사람을 트위터에서 만나고,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에서 다시 만나는 일도 자주 생긴다.

기자와 트위터에서 만나는 팔로워를 대상으로 간단한 설문을 한 결과,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SNS중독이라고 인정하거나 ‘중독 증세가 있는 것 같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응답자들은 ‘폰만 잡으면 습관적으로 트위터를 켤 때’, ‘일을 할 때 이거 올리면 재미있겠다는 생각부터 들 때’, ‘아무 것도 안 온 걸 알면서도 SNS 확인할 때’, ‘화장실에서 볼 일을 다 보고도 트위터하느라 장시간 앉아있는 나를 발견할 때’ 등 다양한 경험을 털어놓았다.

트위터 이용자의 경우 ‘팔로어 두 명 준 것이 종일 신경쓰일 때’, ‘다른 사람 멘션에 흥분해 폭트(연이어 많은 글을 올리는 것) 할 때’, ‘멘션 올리고 반응이 궁금해 1분마다 트위터를 확인할 때’와 같은 사례도 있었다.

● 스마트폰도 휴식…SNS중독 탈출 첫 걸음

흥미로운 점은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SNS중독’임을 인정하면서도 대부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2월 발표한 ‘SNS가 술, 담배보다 중독성이 강하다’라는 조사결과에서 알 수 있듯 과도한 SNS사용으로 일상에 지장이 있거나, 몸과 정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SNS중독’을 의심해 봐야 한다.

정신과 전문의 손석한 박사는 “PC 앞에 앉아야 하는 인터넷 게임과 달리 주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SNS는 24시간 곁에 존재한다는 점이 심각하다”라고 지적했다.

SNS중독 증세를 느꼈다면 스마트폰에게 ‘휴식’을 주는 것이 증세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손박사는 “시간을 정해놓고 SNS를 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예를 들어 ‘업무가 한창 바쁜 시간에는 하지 않겠다’라는 식의 다짐을 하는 것이다”라며 “이것이 어렵다면 우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사용하지 않기’식으로 물리적 제한을 두고, 점차 시간을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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