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시 광진구 능동에 위치한 어린이대공원 ‘능동 숲속의 무대’에서 열린 신한은행 프로리그 2010∼2011 시즌 결승에서 KT롤스터는 SK텔레콤 T1에게 4대3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로써 KT는 ‘무관의 제왕’이라는 꼬리표를 뗀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라이벌인 SK텔레콤을 상대로 한 짜릿한 역전 우승이라는 점에서 기쁨이 더 컸다.
○ 물고 물리는 박빙의 승부
이동통신 라이벌 업체인 양 팀은 이날 ‘연속우승’과 ‘설욕’을 목표로 불꽃 튀는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SK텔레콤은 첫 세트에서 ‘테란’의 강자 정명훈을 출전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정명훈은 KT의 ‘저그’ 최용주를 상대로 1승을 먼저 챙겼다. SK텔레콤은 두 번째 세트에서도 에이스 ‘프로토스’ 김택용을 앞세워 KT의 ‘저그’ 임정현을 격파하며 앞서나갔다.
이어진 세 번째 세트에서는 신피의 능성 맵에서 4전 전승을 기록한 KT의 고강민이 대 저그전 강자로 꼽히는 SK텔레콤의 ‘저그’ 이승석을 누르며 균형추를 맞추는 듯했다. 하지만 이어진 네 번째 세트에서 SK텔레콤의 ‘프로토스’ 정윤종이 종족 상성의 불리함을 깨고 KT의 ‘저그’ 김성대를 물리쳐 SK텔레콤이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KT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위기를 느낀 KT는 최종병기 ‘테란’ 이영호를 다섯 번째 세트에 출전시켰다. 이영호는 자신의 천적인 SK텔레콤 ‘프로토스’ 도재욱에 승리를 거두며 회생의 불씨를 살렸다.
여섯 번째 세트에서도 KT의 또 다른 에이스 ‘프로토스’ 김대엽이 SK텔레콤의 ‘저그’ 어윤수를 꺾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KT는 마지막 세트에서 최종병기 이영호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고 SK텔레콤의 도재욱을 또 한 번 꺾으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 KT 최강팀으로 우뚝
KT는 이번 우승으로 그동안의 설움을 극복했다. KT는 그간 정규 시즌에서는 최고의 강팀으로 꼽혔지만 유독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정규 시즌 성적은 10개팀 중 1위지만 창단 후 우승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번 시즌에서도 정상에 오르기까지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 했다.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친 후에야 결승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2연패의 금자탑을 쌓으며 당당히 최강 프로팀으로 우뚝 섰다. 더욱이 최대 라이벌 SK텔레콤을 2년 연속 결승에서 물리쳐 큰 무대에 약하다는 징크스를 날려버릴 수 있게 됐다.
반면 설욕을 다짐하며 정상 탈환을 꿈꿨던 SK텔레콤은 또 다시 뼈 아픈 패배를 맛보며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